실리콘투 '뜀박질'…美사모펀드도 반했다

입력 2026-08-20 18:08   수정 2026-08-21 01:03

뷰티 유통 플랫폼 기업 실리콘투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대형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둔 영향이다. 글로벌 사모펀드 CVC캐피탈로부터 3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20일 코스닥시장에서 실리콘투는 1.43% 오른 4만5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간 주가 상승률은 33.38%에 달한다. 실리콘투는 K뷰티 제품을 매입해 해외에 재고를 배치하는 국내 최대 화장품 무역 벤더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류 차질 등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브랜드 업체는 재고와 물류망을 직접 운영하는 부담도 커진다”며 “실리콘투가 이 같은 부담을 흡수한다는 점에서 사업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뷰티의 성장세에 실리콘투의 올해 2분기 실적도 시장 추정을 웃돌았다.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늘어난 4025억원, 영업이익은 59% 증가한 82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15.6% 웃돌았다.

유럽과 북미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분기 유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6% 증가한 1734억원, 북미 매출은 78.3% 늘어난 873억원을 나타냈다. 이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3분기 북미 최대 거래처인 아이허브 창립 행사도 예정돼 있다”며 “2분기보다 큰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중남미 시장도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6월 멕시코 법인이 본격 가동된 데 이어 브라질과 파라과이에서도 신규 거래처를 확보했다. 올 2분기 중남미 매출은 2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불어났다.

글로벌 사모펀드의 투자도 해외 사업 확대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실리콘투는 지난 18일 CVC의 투자목적법인 스타링크인베스트먼트LP를 대상으로 3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공시했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무역 벤더가 성장하며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실리콘투의 발목을 잡아 왔다”며 “CVC 투자 유치는 시장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CVC는 2024년 파마리서치에 2000억원을 투자한 뒤 프랑스 비바시와의 유럽 유통 파트너십 체결을 지원했다. 정동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 협업을 통해 파마리서치의 유럽 매출이 1분기 20억원, 2분기 50억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리콘투도 CVC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비슷한 효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재고자산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2분기 말 재고자산은 4510억원으로 1분기보다 33% 증가했다. 한 연구원은 “상반기 지정학적 리스크로 단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선제적인 상품 매입은 합리적인 대응”이라면서도 “재고 감소 속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송희 기자 hgs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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