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산다" 품절 대란까지…'감자칩' 40년 왕좌 전쟁 [맞짱대결]

입력 2026-08-28 08:05   수정 2026-08-28 10:18

"없어서 못 산다" 품절 대란까지…'감자칩' 40년 왕좌 전쟁 [맞짱대결]




스포츠 경기를 보거나 퇴근 후 맥주 한 잔 할 때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단골 간식, 바삭하고 짭짤한 감자칩이다. 이 과자 한 봉지를 두고 제과업체들이 40년 넘게 경쟁을 벌여온 이유가 있다. 감자를 활용한 제품은 전체 스낵과자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품목. 주요 제과사들은 대표 제품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매점 기준 오리온 포카칩 매출은 약 271억6700만원으로 3개 브랜드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약 114억3300만원)과 농심 포테토칩(약 63억2000만원)이 뒤를 이었다.

국내 감자칩 시장은 1980년 농심이 '포테토칩'으로 포문을 연 이후 1988년 오리온 '포카칩'이 등장하며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여기에 2014년 출시 직후 품귀 현상까지 빚으며 열풍을 일으킨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이 가세하면서 3파전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초 생감자칩 포테토칩…46년째 이어진 '원조의 힘'

국내 제과시장에 생감자칩을 처음 선보인 곳은 농심이다. 1970년대 미국 등 서구권에서 대중적인 간식으로 자리 잡은 감자칩에 주목해 제품 개발에 착수, 1979년 안양공장에 감자칩 생산라인을 설치하고 미국에서 생산설비와 원료 저장시스템 등을 들여왔다. 약 1년간의 준비 끝에 1980년 7월 국내 최초 생감자칩인 포테토칩을 내놨다.

포테토칩은 생감자를 썰어 식물성 기름에 튀겨 감자 본연의 맛과 식감을 살린 제품이다. 타 브랜드 감자칩보다 비교적 도톰한 두께가 특징이다. 짭짤한 맛을 기본으로 두툼하고 바삭한 식감을 내세우며 정통 생감자칩으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최근에는 기본 제품에 새로운 맛을 더하며 라인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포테토칩 교촌간장치킨맛'을 선보인 데 이어 6월에는 '포테토칩 엽떡로제맛'을 내놨다. 이달 초에도 신제품 4종을 동시에 출시하며 올해에만 총 6종의 라인업을 추가했다. 특히 지난 10일 선보인 신제품 4종은 판매처별로 맛을 달리한 게 특징이다. 편의점 4사에서 각각 다른 맛의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맛을 찾아 여러 편의점을 방문하고 제품끼리 비교해보는 재미를 더했다.

포테토칩은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맛을 꾸준히 선보이며 40년 넘게 농심의 주력 스낵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현재 매출 규모도 단일 제품 기준으로 새우깡에 이어 농심 스낵 가운데 두 번째로 크다.
원조 제친 포카칩…감자 품종부터 직접 개발
농심 포테토칩이 독주하던 감자칩 시장의 판도가 흔들린 건 1988년 오리온이 포카칩을 출시하면서부터다. 당시 오리온은 미국 프리토레이와 합작한 오리온프리토레이를 통해 포카칩을 선보였다. 회사는 기존 포테토칩이 차지하고 있던 짭짤한 맛 시장의 틈새를 겨냥해 양파맛을 먼저 시장에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했다. 1994년 감자스낵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섰고, 2012년에는 감자스낵 최초로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오리온은 감자 품종 개발부터 종서(씨감자) 생산, 원료감자 계약재배, 감자스낵 제품 생산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회사는 포카칩을 처음 출시한 1988년 국내 최초 민간 감자연구소를 설립해 줄곧 감자 품종 개발과 종자 생산에 주력해왔다. 현재 국내에서 재배되는 감자 품종 약 15종 가운데 20%가량이 오리온이 자체 개발한 품종이다.

얇고 바삭한 식감도 제품 특징 중 하나다. 포카칩 두께는 1.3㎜ 안팎으로, 매년 감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오리온은 감자의 고형분 함량과 작황 등을 고려해 매년 소비자 조사를 거쳐 일정한 두께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국내보다 해외 시장의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추세다. 오리온에 따르면 포카칩 매출의 7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베트남에서는 현지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연간 약 2만t(톤)의 감자를 조달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내몽고 지역에 직영농장을 운영하는 등 현지 원료 공급망도 구축했다.
'없어서 못 팔던' 허니버터칩…품귀 대란 넘어 장수 브랜드로
30년 넘게 시장 1위를 지켜온 포카칩의 아성이 흔들린 적도 있다. 해태제과가 2014년 허니버터칩을 처음 선보였을 때다. 당시 해태제과는 짠맛 일색이던 감자칩 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맛을 찾는 데 주력했다. 찐감자를 소금이나 설탕에 찍어 먹는 것처럼 감자칩에도 달콤한 맛이 어울릴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후 약 2년간 28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국내산 꿀과 프랑스산 버터를 결합한 '단짠' 조합을 완성했다.

허니버터칩은 출시 직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상에서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는 물론이고 일반 소비자가 남긴 구매 인증샷과 후기가 빠르게 확산하며 매장마다 제품이 동나는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다.

출시 넉 달 만에 준비했던 초도 물량이 모두 소진됐으며 초기 예상치의 10배를 뛰어넘는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까지 허니버터칩의 누적 판매량은 총 4억4000만봉지로, 환산하면 매년 약 3700만봉지 이상 꾸준히 팔려나간 셈이다.

엄청난 임팩트를 남긴 뒤에도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았다. 현재까지도 허니버터칩은 연 매출 500억원대를 유지하며 해태제과의 확실한 효자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회사는 올해 누적 매출 6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판로도 확장하고 있다. 현재 중국과 일본, 베트남을 비롯해 미국·캐나다·호주·중동·유럽 등 전 세계 20여 개국으로 수출선을 늘리며 해외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포테토칩 vs 포카칩 vs 허니버터칩 투표 참여하기
https://www.hankyung.com/poll/15132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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