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가가 실적 회복 지연과 신차·미래사업 기대가 맞물리며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신차 출시와 제네시스 초대형 럭셔리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을 앞세워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노조 파업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증권가에선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유진투자증권은 이날 현대차에 대해 "(실적 개선) 기다림이 약간 길어질 듯하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90만원에서 7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상반기 글로벌 수요 둔화와 협력사 화재에 따른 물량 차질로 자동차 부문 매출 역성장을 경험했다"며 "각종 비용 증가 요인과 물량 감소가 겹치며 1분기 영업이익은 2조5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2분기는 2조8509억원으로 20.8%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아반떼와 투싼의 풀체인지 모델과 그랜저 하이브리드 투입으로 판매 반전이 예상되지만 실제 신차 투입과 판매로 이어지기까지 시점을 감안하면 4분기가 돼야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임금을 두고 노사 간 협상이 지연되면서 3분기 파업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현대차를 둘러 투자심리는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발생해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호재로는 GV90을 올해 국내를 시작으로 내년 미국에 순차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파인아트'에서 열린 GV90 간담회에서 "제네시스는 GV90 출시를 계기로 럭셔리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제네시스는 GV90을 연간 40만대 가량 판매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무뇨스 사장은 "제네시스는 10년간 글로벌에서 100만대를 판매하는 성과가 있었다"며 "GV90은 성능, 품질, 디자인 모두 타 브랜드를 능가하며 다양한 고객층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뇨스 사장은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기업 본연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악재로는 파업이 꼽힌다. 현대차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은 21일 8시간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 노조가 하루 동안 국내 전 공장 생산라인을 세운 것은 2016년 단체교섭 이후 10년 만이다. 이날 전면 파업 지침에 따라 오전 6시45분 근무를 시작하는 기술직(생산직) 1직 조합원들은 출근하지 않았다. 오후 3시30분부터 근무하는 2직 조합원도 출근하지 않았다. 근무조별로 각각 8시간씩 파업하면서 울산·전주·아산공장 생산라인은 하루 16시간 가동을 멈추게 됐다. 이날 기술직과 사무직 등 조합원 3만90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노조가 파업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은 지난 18일 41일 만에 재개된 16차 본교섭이 빈손으로 끝나면서다. 사측은 기본급과 성과급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고, 상여금 50% 인상 요구에도 난색을 표했다.
사측은 정년 연장에 대해서는 법제화가 이뤄지면 즉시 보충교섭을 열어 시행 시기와 임금피크제 등을 논의하자는 안을, 해고자 원직복직에 대해서는 본인 의사를 연말까지 확인한 뒤 복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안을 각각 제시했으나 노조는 수용하지 않았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신차 초기 생산 물량 확보와 고객 인도가 늦어지면서 기대했던 신차 효과가 제약받을 수 있다. 상반기 생산·판매 부진을 하반기 신차와 생산 확대를 통해 만회해야 하는 만큼 추가 생산 차질은 현대차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NH투자증권(86만원→76만원)을 비롯해 교보증권(80만원→74만원), 흥국증권(88만원→72만원), 하나증권(76만원→65만원), 한국투자증권(77만원→64만원), 유안타증권(69만원→57만원) 등은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다올투자증권은 7월6일 100만원에서 80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춘 데 이어 같은달 23일 64만원까지 추가 조정을 단행했다.
증권가는 다만 로보틱스 기대가 호재로 남아 있다고 봤다. 유진투자증권은 "오는 26일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CID) 행사에서 장기 산업 전망과 미래 신사업에 대한 내용이 공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신사업 관련 새로운 뉴스가 나온다면 주가 반전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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