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100명 인질"…사라진 줄 알았던 해적 습격에 '초비상'

입력 2026-08-21 15:20   수정 2026-08-21 15:38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소말리아 해적이 이란 전쟁을 계기로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해군 전력이 중동으로 이동하면서 아덴만 일대 감시가 느슨해진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해적 행위의 수익성까지 높아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19일(현지시간) 해양정보업체 윈즈워드 자료를 인용해 이번 주 초 발생한 사건을 포함해 지난 4월 이후 소말리아 해적의 공격이 최소 5차례 있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탱크트랙커즈 닷컴 자료를 근거로 20일 예멘 연안에서 소말리아 해적이 유조선 '시부1호'를 나포했다고 전했다. 이 유조선은 이란 원유를 예멘 반군 후티가 장악한 라스이사 항구로 실어 나르던 선박으로 알려졌다. 나포 사흘 전에는 무기를 실은 카메룬 선적 화물선 '루투프호'가 소말리아 연안에서 해적에게 탈취당하는 일도 있었다.

해양안보센터 집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소말리아 해역과 아덴만에서는 상선 3척, 연안 목선 5척 등을 대상으로 한 17건 이상의 해적 행위가 보고됐다. 현재 해적에게 억류된 선박은 총 6척, 인질로 잡힌 선원은 100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해적 재등장의 배경으로 이란 전쟁에 따른 해군 자원의 중동 재배치를 꼽는다. 비영리 해양안전단체 옥실리움월드와이드의 이언 랄비 대표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해양 안보 상황이 광범위하게 악화하다 보니 해적의 공격이 거의 15년 만에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으로 원유,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상선 공격에 따른 범죄수익이 커진 점도 해적 활동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컨설팅 회사 옵시디언리스크어드바이저즈의 브렛 에릭슨 대표는 폴리티코에 "해적엔 분명히 매우 유망한 사업"이라며 "현재 중동 전역에 너무 많은 자원이 묶여 미국의 대응을 받을 위험도 훨씬 낮아 그들에겐 기회인 셈"이라고 밝혔다.

소말리아 해적은 2005년부터 2010년 사이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였으나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작전, 상선들의 자체 경계 및 무장 강화 등으로 활동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대안 항로로 여겨졌던 홍해 항로마저 해적 재등장으로 위협받으면서 에너지 시장은 또 다른 불안 요인을 안게 됐다.

에릭슨 대표는 "해적 공격을 당한 배의 수는 많지 않지만,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주변에서 벌어지는 선박 공격으로 이미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해운 업계에 또 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말리아 해적의 위협 그 자체만으론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어도 다른 위험 요인들과 결합하기 때문에 이들의 행동이 상당히 큰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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