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9% 폐지, 사실상 교육재정 축소"…교육감·교원단체 일제히 반발

입력 2026-08-21 15:25   수정 2026-08-21 15:27

"20.79% 폐지, 사실상 교육재정 축소"…교육감·교원단체 일제히 반발


정부가 50여 년간 유지해 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20.79% 연동 방식을 폐지하기로 하자 전국 시·도교육감과 교원단체, 교육·시민사회단체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는 새 산식을 적용해도 교부금 총액이 줄지 않고 재정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물가와 인건비 상승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초·중등 교육재정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교육계의 주장이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21일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 발표 직후 공동 입장문을 내고 현행 내국세 연동률 20.79% 유지를 촉구했다. 협의회는 “지방교육재정의 근간을 흔드는 일방적 개편”이라며 “시·도교육감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를 구성해 교부금 산정 방식과 적정 재정 규모, 미래대응기금 운용 등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학령인구 감소가 곧 교육재정 수요 감소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시설 안전·관리비 등은 학생 수가 줄어도 같은 비율로 감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AI·디지털 교육과 기초학력 보장, 돌봄·안전, 교육격차 해소 등 새로운 재정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는 게 교육감들의 주장이다.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계정 운영 방식도 문제 삼았다. 정부가 기존 교부금 산식과 새 산식의 차액 등을 교육·인재계정에 넣겠다고 했지만 주요 투자 분야가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 우수 인재 양성 등에 집중돼 있고 유·초·중등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협의회는 “미래대응기금 교육·인재계정에 유·초·중등교육을 명확한 투자 분야로 규정하고, 교부금 개편을 통해 마련되는 재원이 유·초·중등교육에 우선 활용될 수 있도록 규모와 용도, 운영 원칙을 법률로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교원단체도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노동조합연맹 등을 비롯한 교육·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20.79% 연동제 유지와 교육주체가 참여하는 공론화 기구 구성을 촉구했다.

긴급행동은 새 산식에 경상성장률을 반영하는 방식에 우려를 나타냈다. 반도체 경기와 환율 등 경제 여건에 따라 경상성장률이 둔화하면 교부금 증가율 역시 낮아질 수 있는 반면, 교직원 인건비와 급식비, 전기요금 등 고정적인 학교 운영비는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령인구가 줄더라도 특수교육, 돌봄, 기초학력, 상담·복지 등 학교가 감당해야 할 교육 수요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다는 것도 지적했다. 긴급행동은 “정부가 사실상 부처 간 합의를 마친 뒤 교육계에 개편안을 설명했다”며 “이것이 국민주권정부의 소통 방식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교육주체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20.79% 연동제 폐지를 강행한다면 전국의 교육감·교원·학부모·교육노동자·교육시민사회와 함께 강력한 공동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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