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되자 ‘토종 기업을 살리자’는 캠페인이 벌어지면서 주가가 급등한 소위 ‘애국 주식’들이 이달 들어 대부분 주식 상승분을 반납했다. 일각에선 투기 세력이 가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21일 모나미 주가는 5.98% 내린 1353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16일 고점(3730원)에서 60% 이상 폭락했다. 올 들어 주가가 슬금슬금 하락하던 모나미는 지난달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되기 직전부터 급등해 보름여 만에 주가가 약 세 배로 뛰었다. 하지만 지난달 21일부터 하락세로 반전한 후 한 달 만에 주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게맛살 브랜드 ‘크래미’로 잘 알려진 한성기업 주가도 지난 6월 26일 4145원에서 15일 1만4520원으로 세 배 이상 수직 상승했다. 모나미처럼 20일부터 하락 추세로 반전, 이날 기준 5150원까지 떨어졌다.
이들 기업 주가는 온라인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서 촉발된 ‘애국 기업 살리기’ 움직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성기업은 과거 25년간 6·25전쟁 참전용사를 위한 음악회를 후원해온 사실이 SNS를 통해 알려진 게 계기가 됐다. 온라인에서 ‘국위 선양에 기업을 상장 폐지해선 안된다’는 여론이 확산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30일 연속 시가총액 300억원 미만 등 상장폐지 기준을 신설했는데, 지난 6월 말 당시 한성기업 시총이 300억원을 살짝 웃돌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알려지자 제품 구매 인증, 주식 매수 인증이 잇따랐다.
모나미는 일본산 필기구를 대체하는 토종 브랜드라는 사실이 조명되자 SNS 등에서 주식 매수 인증이 이어졌다. 복지시설에 가구를 기부해온 에넥스와 토종 속옷 브랜드 비비안도 ‘애국주’로 묶이며 함께 급등했다. 하지만 이런 종목 강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들 주가가 개인투자자의 지원에도 힘을 얻지 못하는 것은 주가를 뒷받침할 만한 실적이나 성장 모멘텀이 없기 때문이다. 모나미는 올 상반기 매출(연결 기준)이 전년 동기보다 5.6%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69% 증가했다. 필기구 수요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성장동력으로 추진한 화장품 사업에선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성기업 실적도 뒷걸음치고 있다.
증권가에선 개인투자자의 ‘애국 투자’ 심리를 활용해 투기를 부추긴 세력이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기업 가치와 관련 없이 주가가 급등할 경우 추격 매수에 나서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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