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이 2014년 벌어진 ‘효성 형제의 난’ 이후 법정에서 처음으로 조현문 전 부사장(오른쪽)을 만나 “처벌을 원한다”고 밝혔다.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단독(부장판사 이성열)은 21일 강요미수 혐의를 받는 조 전 부사장의 18차 공판에서 조 회장 증인신문을 했다.
조 전 부사장이 배포하라고 협박한 의혹이 제기된 ‘나 덕분에 효성이 발전했다’는 취지의 보도자료에 대해 조 회장은 “강압적인 요구 없이는 효성이 스스로 낼 수 없는 내용”이라며 “효성을 공격한 조 전 부사장의 사임이 큰 손실이라고 생각한 적도, 안타깝다고 여긴 적도 없다”고 말했다. 또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고가 매입을 유도한 계열사의 비상장주식에 대해 “소각하면 되는 주식을 고가에 사지 않으면 ‘비리를 고발하겠다’며 겁을 먹게 했다”고 진술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직접 협박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조 회장도 조 전 부사장이 직접 얘기한 적은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내가 겁먹게끔 주변 법조인이 ‘서초동을 가겠다’는 말을 했다”며 “조 전 부사장이 사주하지 않으면 멀쩡한 사람이 그렇게 말할 이유가 하등 없다”고 밝혔다. 그는 “가스라이팅 당하는 입장에서 아직도 조 전 부사장이 무엇 때문에 이러는지 헷갈린다”며 “조 전 부사장이 (잘못을) 깨우칠 수 있도록 부친인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고소를 선택했다”고 호소했다.
‘형제의 난’은 조 전 부사장이 2013년 효성을 퇴사하며 조 회장 등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하며 시작됐다. 조 회장은 보도자료 배포와 계열사 비상장주식 고가 매입을 빌미로 협박한 혐의로 조 전 부사장을 고소했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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