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5월 19일자 A1, 10면 참조
21일 공정위에 따르면 할부거래법 개정안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상조회사가 회사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에게 제공하는 대여, 지급보증 등 신용공여 총액을 회사 자본금의 50%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그동안은 신용공여를 제한하는 별다른 규정이 없어 상조회사가 고객에게 받은 선수금을 대주주 등이 쌈짓돈처럼 쓰는 일이 만연했다. 자본금이 15억원, 고객에게 받은 선수금이 5억7000만원인 중소 상조회사 한양상조는 지난해 말 기준 대표이사에게 빌려준 대여금이 22억원에 달한다. 자본금이 15억원, 선수금이 4억5000만원인 제주일출상조도 대주주에게 16억원을 빌려줬다.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회사 자본금의 50%를 넘는 자금을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 빌려주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자본금의 50% 이내에서 신용공여를 하더라도 일정 금액(추후 시행령에서 규정) 이상을 거래할 땐 재적 임원 전원의 찬성 또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신용공여 한도 규정 위반행위는 공정위와 금감원이 합동조사반을 꾸려 조사할 수 있게 된다. 상조회사는 법적으로 금융회사가 아니라 선불식 할부금융사업자로 분류돼 금융당국 감시 대상에서 벗어나 있었다.
할부거래법 개정안은 국무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 공포 후 1년 뒤부터 시행된다. 신용공여 제한 규정을 위배한 상조회사는 법 시행일부터 1년 이내에 대여금 회수 등을 통해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상조회사에 대한 규제가 첫발을 내디뎠지만 선수금 운용 관련 규제가 빠졌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상조회사는 선수금을 암호화폐 등 고위험 자산에 투자해도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는다. 전국 상조회사 75곳 중 32곳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총액이 고객에게 내줘야 하는 선수금보다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