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서치와 재단법인 돌봄과미래가 지난해 2월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노년에 돌봄이 필요해도 배우자나 자녀에게 돌봄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배우자나 자녀가 돌봐줄 것이라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47%는 요양보호사나 간병인에게 의지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자녀가 부모를 모실 뜻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럴 형편이 안 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70년대생은 형제가 여럿이어서 부모 부양을 나눠서 했지만, 이들의 자녀는 대부분 1~2명이라 나눠 부양하기에 부담이 크다. 결혼하면 혼자서 양가 부모 4명을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 70년대생 자녀가 부모를 봉양할 나이가 될 즈음엔 집 대출, 자녀 교육비, 노후 준비 등을 한꺼번에 해야 할 상황에 몰린다. 게다가 70년대생은 은퇴 후 최소 20~30년을 더 살 가능성이 높다. 70년대생의 자녀가 부모를 장기간 경제적으로 지원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2017년 당시 1970~77년생이 포함된 40~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년층의 부모 의료비 부담에 관한 실태 조사’에서도 이 같은 인식이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자녀가 본인의 노후 의료비를 부담하는 것에 미안하다(73.9%), 싫다(61.6%), 당연하지 않다(60.2%) 등 부정적인 생각을 나타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이를 두고 “현재의 중년층이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가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70년대생은 사회 첫 출발부터 불리했다. 대학에 들어가거나 졸업할 시기에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진 영향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말 발간한 ‘X세대의 노동시장 이행과 의식 형성’ 보고서에 따르면 70년대생이 20~30대였을 당시 고용지표가 인접 세대인 60년대생보다 대체로 나빴다.
대학 졸업 당시 실업률이 높을수록 이후 취업과 임금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기간이 길어진다는 게 이 연구의 분석이다. 출발부터 좋지 않던 70년대생은 뒤늦게 소득을 회복했지만, 그 돈을 자기 노후를 위해 쌓기에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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