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中 공사비 회수 컨설팅 급증

입력 2026-08-21 18:31   수정 2026-08-22 01:27

중국에서 지방정부가 민간 기업에 지급하지 못한 공사비와 민관 협력 사업 대금을 대신 받아주는 사업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재정 악화에 시달리는 지방정부로부터 수년째 돈을 받지 못하는 민간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21일 중국 경제관찰보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지방정부 채권 회수’ 전문 컨설팅 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지방정부의 지급 능력과 의지를 진단하고 필요하면 해당 지역 은행, 공기업까지 끌어들여 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를 짠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자 지방정부 핵심 재원인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이 줄었다. 재정이 악화한 지방정부들은 “사업 검수가 끝나지 않았다”거나 “운영 기간 성과 평가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핑계를 들며 대금 지급을 늦추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중앙정부에 민원을 넣는 등의 압박이 통했지만 최근에는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채권 회수 컨설팅 업체들은 일종의 채무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이 일부라도 돈을 받도록 돕는다. 일부 대금은 받지 않더라도 지방정부 산하 공기업과 협의해 나머지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기업이 보유한 지방정부 채권을 금융회사에 담보로 제공해 유동화하기도 한다. 공사 대금 대신 지방정부 보유 토지와 국유기업 자산을 받는 방식도 활용한다.

일각에서는 지방정부 재정난이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넘어 구조적 문제로 굳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약을 지킨 기업이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채권 회수 자체가 별도의 전문 영역으로 분화했다는 이유에서다. 중앙정부는 미지급금 해결을 요구하지만 지방정부의 악화한 재무 구조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경제관찰보는 “지방정부 사업을 수주하는 기업이 따져야 할 문제가 갈수록 늘고 있다”며 “지방정부가 실제로 지급할 재정이 있는지, 재정 여력을 갖췄더라도 해당 기업에 우선적으로 돈을 지급할 의지가 있는지 등을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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