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 15만? 80만?…비거주 1주택자 몇 명?

입력 2026-08-21 18:10   수정 2026-08-22 02:44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 규제를 내놓으면서 서울과 수도권에 정확히 몇 명이 비거주 1주택자인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상이 누구고 얼마나 되는지조차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정책을 추진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5대 은행 중 수도권 내 1주택을 보유한 차주의 전세자금 대출은 7만 건이다. 비거주자 가운데서도 전세대출만 받은 수치인 만큼 실제 대상자 규모와는 격차가 크다. 보유세 과세 대상자는 전국적으로 15만 명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1가구 1주택자 가운데 종합부동산세 납부자 규모로, 비거주자를 추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개인이 보유한 서울 주택 약 273만7000채 가운데 집주인이 거주하지 않는 집은 83만여 채다. 다만 이 수치에 다주택자가 포함돼 있어 1주택자만 분리해 산출하기는 어렵다. 가구 기준인지 개인 기준인지에 따라 추정치가 크게 달라진다.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서울에 거주하면서 주택을 보유한 가구 중 1주택 비중은 74.6%지만 비거주하는 집에 비율을 단순 곱해서 계산할 수는 없다”며 “현재 공표된 공식 자료를 토대로 비거주 1주택 가구 수를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단 한 번도 공식 통계를 조사한 적이 없어 정확한 수치를 모른다”며 “정확성이 담보되지 않아 추정치도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현재로서는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을 활용해 비거주 1주택자 규모를 추산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건축물대장과 소유권 데이터가 연계돼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택법상 주택’(아파트·다세대·연립·단독 등)을 중심으로 설계돼 오피스텔 등 준주택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모든 임대차 계약이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완전히 반영되지 않는 점도 과소 집계 가능성을 키운다.

전문가들은 정책 대상 규모와 특성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작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기초 데이터가 부실한 가운데 자칫 억울한 피해자와 정책 사각지대를 낳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소 체계 표준화와 준주택을 아우르는 객관적 수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책 대상자 산정에 심각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 데이터를 정비해 객관성을 담보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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