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사와 식사 사이에 긴 간격을 두는 습관이 노인층에서는 만성질환 누적 속도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아드리안 카르발료 카슬라 박사팀은 2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내과학 저널(Journal of Internal Medicine)에 스웨덴 노인 2900여명을 최대 15년간 추적해 평소 긴 식사 간격과 만성질환 누적 속도 사이에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스웨덴 국가 노화·돌봄 연구-쿵스홀멘(SNAC-K)에 참여한 60세 이상 2981명의 자료를 분석했고, 연구 시작 당시 평균 연령은 74.3세였으며 참가자들을 평균 7.2년, 최대 15년간 추적했다.
참가자 스스로 보고한 식사 시간을 토대로 하루 중 가장 긴 식사 간격을 산출하고, 이들을 식사 간격에 따라 6~11.5시간, 11.5~12.75시간, 12.75~14시간, 14~24시간 등 네 그룹으로 나눠 60개 만성질환의 누적 속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식사 간격이 가장 긴 14~24시간 그룹은 6~11.5시간 그룹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만성질환을 함께 앓게 되는 속도가 더 빨랐다.
나이와 성별, 생활 습관과 식사의 질, 에너지·단백질 섭취량 등을 보정한 결과 식사 간격이 긴 그룹의 만성질환 누적 궤적은 식사 간격이 짧은 그룹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질환 종류별로 보면 식사 간격이 긴 그룹에서 심혈관질환과 신경정신질환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빠르게 누적되는 경향이 나타났고, 근골격계 질환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특히 78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차이가 더욱 뚜렷했다. 식사 간격 14~24시간 그룹의 만성질환 누적 궤적이 6~11.5시간 그룹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면서 "그러나 78세 미만에서는 식사 간격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젊은 층에서 주로 연구돼 온 간헐적 단식 등의 건강 효과가 노년층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그 이유로 고령에 따른 소화 능력과 영양소 흡수 능력 저하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령층에서는 긴 식사 공백으로 식사 시간이 압축되면 미량영양소 부족이 누적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음식 속 단백질에 덜 효율적으로 반응하는 '동화저항'이 나타날 수 있는데, 긴 식사 간격은 단백질 섭취 기회를 줄여 근육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연구는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긴 식사 간격이 만성질환을 증가시킨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하지는 못한다"면서 "이 결과를 '간헐적 단식이 노인에게 해롭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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