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로봇 자회사 루도로보틱스는 최근 초기 버전인 ‘루디 0.1’을 개발하고 실제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해 연동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루디 0.1은 약 40억 개의 매개변수로 이뤄진 비언어·시각 처리(VLM) 모델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여기에 모델의 판단을 실제 동작으로 옮기는 행동, 음성, 내비게이션 등 3가지 하위 툴이 결합된 구조다. 주변의 시각 정보를 읽고 음성 명령을 종합해,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도록 최적화됐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사회적 지능의 구현이다. 로봇의 사회적 지능이란 단순한 기계적 동작 수행을 넘어, 상대의 숨은 의도와 행동 규범, 대화의 맥락까지 파악하는 능력을 뜻한다.
업계 관계자는 “목이 마르니 무언가 가져오라는 단순한 지시에도 발화자의 취향과 주변 상황이 고려돼야 한다”며 “명령을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고차원적 인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I 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 및 모델링 역량이 탄탄한 크래프톤이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영민한 틈새 전략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루도로보틱스는 이 초기 버전을 발전시켜 연내에 후속 모델인 루디 1.0을 선보일 예정이다. 모델과 제어 툴 간의 결합도를 높여 한층 복잡하고 까다로운 지시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성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초저지연 반응 속도를 확보하고, 물건을 집어 들면서 대화하는 등 멀티모달 동시 수행 능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크래프톤이 사회적 지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가정 및 일상용 휴머노이드 시장을 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팀은 현재 루디 0.1이 탑재된 로봇을 통해 “펩시 대신 코카콜라를 가져오라”거나 “빨래가 끝났는지, 냄비 물이 끓고 있는지 확인해 달라” 같은 일상 속 세밀한 요구를 처리하는 기술을 검증하고 있다.
아울러 고도화된 사회적 지능이 현재 기술 수준에 머물러 있는 로봇 하드웨어의 한계를 보완해 줄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루도로보틱스 관계자는 “현재의 하드웨어 기술력만으로는 로봇이 다소 어설프게 걷거나 느리게 움직이는 등의 물리적 한계가 존재한다”며 “상황을 읽어내는 사회적 지능을 더해주면 하드웨어의 약점을 상쇄하면서 로봇의 실생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진 기자 h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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