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패악질 사과"·韓 "공소취소 빌드업"…'노웅래 무죄' 공방 [정치 인사이드]

입력 2026-08-24 12:27  

盧 "패악질 사과"·韓 "공소취소 빌드업"…'노웅래 무죄' 공방 [정치 인사이드]

노웅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사건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1심에 이어 무죄를 선고한 것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여권에서는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사과를 요구한 데 이어 검찰의 '조작기소'가 확인됐다며 관련 특별법 처리까지 거론했다. 반면 한 의원과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위한 명분 쌓기라고 반발하고 있다.
◇ 2심도 무죄…李 대통령 "뒤늦은 사죄 말씀 드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2부(부장판사 김용중·김지선·소병진)는 지난 21일 노 전 의원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휴대폰 압수수색과 탐색·선별 과정을 보면 영장주의에 반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에 해당해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1심에서 증거에서 배제된 박 씨 휴대폰 추출 전자정보를 증거로 인정하더라도 "여전히 공소사실 입증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노 전 의원은 이날 "봉투째 들어 있던 부의금을 '집에서 돈뭉치 나왔다'고 조작하고, 돈 줬다는 사람은 입건도, 기소도 하지 않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기소해놓고, 영장 없이 임의로 내 휴대폰 내 정보를 위법하게 증거로 해 나를 범법자로 몰려고 한 정치검찰의 잘못된 수사 관행 이제 끝장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범여권에서도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엑스(X)에 "민주당을 공격하는 정치검찰은 검찰 수사를 받으며 거미줄에 걸린 나비 신세가 된 어떤 피의자의 믿기 어려운 진술 외에 제대로 된 증거라고는 뇌물을 받는 '부스럭 소리'밖에 없었음에도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4년 총선 당시 노 전 의원을 공천 배제한 데 대해 "당대표로서 전체 선거를 위해 정치검찰의 패악질에 편승해 읍참마속할 수밖에 없었던 저는 아픔과 회한 속에 그나마 무고함을 증명받고 영어의 위험을 벗어난 노 선배님께 축하 말씀과 함께 뒤늦은 사죄 말씀을 드린다"며 "다시는 국가권력의 악용으로 무고한 국민이 희생당하지 않는 나라를 꼭 만들겠다"고 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같은 날 "검찰이 조작과 프레임으로 생사람을 잡은 케이스"라며 "조작기소를 당해본 사람들은 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작기소됐지만 끝까지 재판받아 봐라? 야만"이라며 "이쯤 되면 결자해지 석고대죄해야 양심 검찰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위원은 22일 "한동훈이 송영길, 노웅래 등 정치인들이 '위법수집증거'라서 무죄를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반헌법적 궤변"이라며 "검찰은 '위법수집'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 법이다. '위법수집'을 했다면 그 뒤는 따지고 말 것도 없다는 게 법"이라고 강조했다.
◇ 한동훈 "돈 받은 것 누구보다 잘 아는 게 李 대통령"
한 의원은 같은 날 "조국, 김민석 등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 받은 범죄자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검찰주의자', '조작기소' 운운하며 젓가락 올리며 한마디씩 거들고 있다"며 "당신들이 억울하긴 뭐가 억울한가. 진짜 위조 안 하고, 진짜 돈 안 받았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23일에는 이 대통령을 겨냥해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노 전 의원) 컷오프 이유에 대해 '특정한 사실은 본인이 인정하고 있어 그 자체로도 문제'라고 했다"며 "그 '특정한 사실'이란 다름 아닌 노웅래 의원이 브로커의 부인으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웅래 의원이 돈 받은 것,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이 대통령"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 전 의원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일체의 부정청탁 뇌물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이는 1심과 2심 재판부의 일관되고 명확한 판결로 입증된 사실이며, 판결문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법부의 판결은 '위법 증거수집'이라는 법리 적용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검찰이 주장한 뇌물 수수 공소사실 역시 입증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판시했다"며 "재판부는 검찰의 기소 내용을 모두 부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 정치검찰이 자행한 조작기소, 조작수사의 만행이 만천하에 알려지자, 법원의 사법 판단마저 부정하고 이미 사법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검찰의 억지 주장과 논리만 반복하면서 국민 여론을 호도하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패악질 행태에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의원을 향해 "아직도 늦지 않았다"며 "조작기소, 조작수사로 억울하게 한순간에 인생을 망치고 제 명에 못 살고 황천길로 간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조작기소, 조작수사로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정치검찰의 잘못된 수사 관행은 이제는 끝장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조작기소 특검법' 재점화에…"속보이고 뻔뻔"
한편 이번 노 전 의원의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여권에서는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검찰의 조작 기소가 낱낱이 드러난 만큼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바로 처리하는 것이 맞다는 개인적인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조작기소 특검법은 지난 4월 민주당에서 발의한 법안으로, 특별검사에게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했다. 특검법 수사 대상 사건 12개 가운데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은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을 비롯해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 등 8개다. 발의 당시 논란이 커지자 논의 시점을 미룬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운 좋게 처벌을 면한 범죄자들이나 같은 편 사람들이 이때다 하면서 '이재명 공소취소 빌드업'하는 것은 참 속보이고 뻔뻔한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민주당은 경찰이 실종 사건을 암장한 제주 사건에는 아무 관심이 없나 보다. 오직 이재명 공소취소 외에는 무관심인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도 논평을 통해 "노 전 의원의 무죄 판결은 검찰을 흔드는 근거로 내세우면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유죄 취지의 대법원 판단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민주당이 말하는 법치냐"며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노 전 의원의 판결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검찰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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