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하다' 하고는 변사 처리?…장미란 담당 경찰의 끔찍한 업무처리법

입력 2026-08-24 13:51   수정 2026-08-24 15:17

'무사하다' 하고는 변사 처리?…장미란 담당 경찰의 끔찍한 업무처리법


2026년 5월 15일 오후 6시43분. 제주서부경찰서에 한 통의 신고가 들어왔다. "여자친구가 사라졌습니다."

신고자는 37세 여성 장미란씨의 남자친구였다. 그는 슬리퍼 차림으로 휴대폰만 들고 집을 나간 후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신고 후 2시간 30분. 담당 경찰관인 A 경장으로부터 답변이 왔다. "장씨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무사합니다. 하지만 연락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합니다."

사건은 종료됐다. 조사도, 수색도 없었다. 약 석 달 후 제주 한림항 인근에서 장미란 씨로 추정되는 백골 시신이 발견됐다. 숙소와는 도보로 10분 거리였으며 인근에서는 장미란 씨가 착용한 옷가지도 발견됐다.

A 경장의 보고는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 통화는 존재하지 않았다.

A 경장의 휴대폰은 물론 경찰서 유선전화, 장미란 씨 휴대폰에도 해당 통화기록이 없었다.

A 경장은 아무도 모르는 통화를 보고했다.

경찰은 실종자 프로파일링 관리목록 삭제가 장씨가 숨졌다는 의미인 '변사'라고 입력했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

살아 있다고 하면서, 동시에 사망자로 처리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관련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경찰의 의혹은 즉시 커졌다. A 경장은 지난해부터 실종수사팀에 근무했다. 그 사이 얼마나 많은 사건을 처리했을까. 또 다른 실종자가 있었다.

60대 남성 B씨. 그의 가족은 지난 7월 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그리고 A 경장은 같은 방식으로 대응했다. "B씨가 무사하다고 합니다. 다만 본인이 소재를 알리기를 원하지 않으므로..." 이 답도 거짓이었다. 가족이 재신고하자 경찰은 수색에 나섰고 B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A 경장이 '무사하다'고 한 지 51일 후였다.

두 건의 사건. 두 가지 거짓. 두 명의 시신.

경찰청은 A 경장이 처리한 모든 실종 사건을 재조사하기로 결정했다.

공식적으로 그는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하지만 개인의 비리인지 경찰 조직의 성과평가 체계에서 벌어진 문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미해결 성인실종자는 누계 6809건이다. 10년 이상 장기 실종자만 3628명이다. 이는 실종사건이 경찰 조직에 얼마나 큰 '부담'인가를 보여준다.



개인 경찰관의 인사고과는 담당 사건의 '해결 실적'에 따라 결정된다. 미해결 사건이 많으면 평가가 낮다. 승진과 성과급에 영향을 미친다.

신고를 받고 현장 조사, 수색, 재조사를 거쳐 진짜 수사하는 방법. 이렇게 하면 실적이 낮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특히 '적발하기 어려운' 영역에서는 단기 편법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종자 관련해 아무 수사도 하지 않고 거짓으로 '무사하다'고 하는 끔찍한 업무 처리법이 드러나면서 실종사건 처리 체계가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숙제를 남겼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도의 검수완박에 대한 비판 목소리 수위를 높였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국가기관에 의해 무고한 시민이 희생됐다"며 "조직범죄 가능성과 공범 여부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이는 경찰에 의한 엽기 살인이다"고 지적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하위 경찰관 한 명이 국민의 생사가 걸린 사건을 '셀프 종결'하는 동안 상급자도, 내부 시스템도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며 "이는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국가 치안 시스템의 총체적 붕괴이자 국민의 생명을 내팽개친 '치안 참극'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견제받지 않는 수사권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처참하게 보여줬다"며 "오늘은 실종 사건이지만 내일은 성범죄, 사기, 살인사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오는 10월 검찰의 보완수사권마저 없애 경찰에 수사권을 몰아주려 하고 있다"면서 "견제 없는 수사권은 개혁이 아니라 독점이다. 통제받지 않는 권력은 국민을 지키는 방패가 아니라 국민을 겨누는 흉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건을 접한 국민은 "이제 피해를 당하면 경찰에 신고하지 말고 언론사에 제보해야 하는 건가", "이런 경찰을 견제할 장치가 없어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나", "경찰이 말도 안 되는 큰 권력을 쥐게 됐는데 어쩌려고 이러나" "기사화되지 않았으면 평생 실종 상태였을 텐데 경찰 믿을 수 있겠나"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삼성전자트럼프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