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과열" vs "공급에 필요"…국토부가 거절한 서울시 제안 뭐길래

입력 2026-08-25 08:30   수정 2026-08-25 08:36

"집값 과열" vs "공급에 필요"…국토부가 거절한 서울시 제안 뭐길래


“조합원 지위 양도 규제를 풀거나 민간 정비사업의 용적률 제한을 완화하면 집값이 너무 오를 수 있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이 발언을 두고 부동산 업계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6월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위해 국토부에 전달한 10개 요구안 중 8개는 ‘8·13 부동산 대책’에 반영됐지만, 조합원 지위 양도 규제 완화와 민간 용적률 상향 등 두 가지는 수용되지 않았다.

정부는 정비사업이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단기간 멸실 물량이 급증해 집값과 임대료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업계에서는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사업성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해당 규제 완화가 불가피하다는 반론을 제기한다.

조합원 지위 양도 규제는 정비사업이 일정 단계 이상 진행되면 조합원 지위를 제3자에게 넘길 수 없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인가 이후 양도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양도가 허용된다.

건설업계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이 같은 요건을 완화해 조합원 지위를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분담금 부담이 큰 조합원이 매각을 원해도 거래가 막힌 탓에 정비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요인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 역시 재산권 제한과 거래 위축 문제를 들어 규제 완화를 정부에 건의해 왔다.

용적률 규제 완화도 주요 쟁점이다. 현재 공공정비 사업에 허용되는 법적 상한 용적률의 1.2배 적용을 민간 사업에도 확대해 사업성을 높이자는 것이 서울시 입장이다. 아울러 재개발 사업의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완화 용적률의 50%에서 재건축과 동일한 30%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요구도 포함됐다.


국토부는 이 같은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합원 지위 양도가 자유로워질 경우 투기 수요 유입으로 단기 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또 용적률 상향으로 정비사업이 급증하면 멸실 증가에 따른 전·월세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다. 김 장관은 “멸실이 급증하면 단기적으로 주택 가격이 오를 수 있고, 이주 대책이 미흡하면 임차인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정비사업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부 판단이 지나치게 단기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조합원 지위 양도 규제로 사업이 진행될수록 ‘10년 보유·5년 거주’ 요건을 충족한 매물이 줄어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있다”며 “단기 멸실을 우려해 규제를 유지하면 장기적으로 공급 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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