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4일 오후 3시30분 원·달러 환율은 3.7원 오른 1386.1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장중에는 1378.9원까지 떨어졌다. 전날에는 1376.5원까지 하락하며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에 따른 달러 매도 기대가 환율을 1400원 아래로 끌어내린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약 40조원 규모의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물량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환율이 1560원대에서 1400원대로 떨어진 만큼, 추가 대규모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 환율이 더 가파르게 하락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최대 110조원, SK하이닉스는 4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한다. 원·달러 환율 1380원을 적용하면 약 1087억달러에 달한다. 주주환원 재원을 마련하려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한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다른 수출기업들도 달러 매도에 나섰다.
하지만 외환당국은 실제 시장에 나올 달러 매도 물량이 시장의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기업들이 그동안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면서 주주환원에 필요한 원화 자금을 상당 부분 확보했기 때문이다. 주주환원 규모만큼 추가로 달러를 매도할 것으로 보는 것은 현실과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주주환원과 법인세 예납 등을 위한 반도체 기업의 달러 매도 수요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를 적극 독려해왔던 당국의 스탠스가 미묘하게 달라진 것 같다”며 “적극적으로 달러를 매도해온 수출업체들의 매도세가 다소 주춤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 수급만으로 환율 급락세가 커지고 있다는 인식이 생겼을 수 있다”며 “환율이 일정 수준까지 내려오면 추가로 낮은 가격에 달러를 팔려는 수출기업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이 이미 하락세에 들어선 만큼 당분간 반등하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른 은행 외환딜러는 “1400원 아래로 내려온 뒤 역외 시장에서도 원화 강세에 베팅하는 흐름이 강하다”며 “달러를 사야 하는 수입업체들도 서두르지 않고 있어 환율이 추가로 내려갈 여지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김익환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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