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대신 보복 택한 국가는 中·캐나다 뿐"…트럼프 뿔났다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입력 2026-08-26 08:55   수정 2026-08-26 09:02

"협상 대신 보복 택한 국가는 中·캐나다 뿐"…트럼프 뿔났다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미국과 캐나다 간 관계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 7월 캐나다산 상품 200억달러어치에 대해서 50% 관세 부과를 예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관세 발효를 앞두고 이 기한을 22일까지로 연장했지만, 협상이 결렬되자 결국 관세 부과에 나섰다. 여기에 24일에는 캐나다산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철강에 대해서도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일단 이런 관세 부과 자체는 위협용에 가까워 보인다. 특히 24일 부과를 예고한 관세가 겨냥하는 타깃은 결국 USMCA(미국 멕시코 캐나다 협정)를 통해 북미지역 전반에 공급망을 마련해둔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캐나다나 멕시코의 공장도 전부 미국으로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당장 선거에서 표를 잃을 것이 가시화되면 슬그머니 시행 시점을 뒤로 미룰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 표시하는 불쾌함은 진심인 것으로 보인다. 마크 카니 현 캐나다 총리나 전임 쥐스탱 트뤼도 총리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만은 아니다.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캐나다는 수십 년간 미국을 상대로 부당한 이득을 취해왔으며,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주 미국은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목재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품목에 대해 파격적인 관세 인하를 제안하며, 전 세계 어떤 국가보다도 우호적인 시장 접근 조건을 캐나다에 제시했지만 캐나다는 협력 대신 불합리한 요구, 기존 합의 번복, 그리고 전면적인 거부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또 "협상 대신 보복을 선택한 국가는 중국과 캐나다 뿐"이라면서 "미국 상업 활동에 대한 캐나다의 지속적인 차별적 조치는 미국 노동자, 농민, 기업에 큰 부담을 지워왔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캐나다가 미국의 관세조치에 대응해 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와 기업별 수입 할당량(쿼터)을 부과했다는 점을 지목하며 "그 결과 지난 1년간 캐나다로의 미국 자동차 수출은 22%나 급감했다"고 했다. 다만 이 조치가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4월 먼저 캐나다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보복조치였다는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캐나다가 미국산 와인, 맥주, 증류주 판매를 금지해 캐나다로의 미국 주류 수출이 1년새 81% 줄었다고 했으나, 이는 미국 관세에 대한 보복 차원의 조치였다. 자국 경쟁사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 항공우주 기업인 걸프스트림(Gulfstream)의 모델들을 판매하지 못하게 막았다고도 했다.

백악관은 또 "미국이 없다면 캐나다는 생존할 수 없다"면서 "캐나다는 전체 상품 수출의 약 4분의 3을 미국으로 보내고 있으며, 미국 시장은 캐나다 경제의 생명줄이자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원천"이라고 했다. 아울러 캐나다가 "지난 10년간 미국과의 상품 무역에서 연평균 약 500억 달러의 흑자를 챙겨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미국이 캐나다산 중질유를 대규모로 수입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흑자다. 연구기관 RSM은 2024년 기준 미국의 대 캐나다 무역적자 630억 달러 중 원유 수입분을 제외하면 오히려 미국이 509억달러 흑자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캐나다에서 중질유를 수입하는 것은 미국에서 나오는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주로 경질유이기 때문이다. 캐나다산 중질유 가격은 통상 미국산 WTI보다 싸다. 이에 따라 미국 정유사들은 정제 마진을 높이고 다양한 정제유 생산을 위해 캐나다산 중질유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만들고 있다.

이 보도자료는 "캐나다의 실패한 무역 정책이 자국 제조업체들을 미국으로 내몰고 있다"는 반대되는 내용도 함께 포함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제조업체의 42%가 이미 생산 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했거나 이전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은 이러한 보호무역이 오히려 미국을 이롭게 했다는 듯이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경제는 캐나다 경제보다 약 13배 크며, 인구 또한 8배 이상 많다. 미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도 적었는데, 단순한 과시 목적인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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