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중국에 휘둘리지 않겠다"…일본 결국 '초강수' [도쿄나우]

입력 2026-08-26 07:24   수정 2026-08-26 07:32



"더 이상 중국에 휘둘리지 않겠다."

일본이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해저자원 개발과 재활용 기술 확보에 동시에 나서고 있다. 미나미토리시마 앞바다 해저 희토류 개발에 수천억엔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이어, 반도체·화학공장 폐액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도시광산’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 등은 물과 기름이 섞인 산업폐액에서 희토류를 선택적으로 추출·회수할 수 있는 흡착제를 개발했다.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과정에서 축적한 우라늄·플루토늄 분리 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새 흡착제는 특정 금속과 결합하는 화학구조를 바꿔 원하는 희토류만 골라낼 수 있다. 실험에서는 LED와 액정디스플레이 등에 쓰이는 유로퓸을 물과 기름이 섞인 용액에서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흡착제를 재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JAEA는 앞으로 기업과 협력해 반도체공장과 화학플랜트의 폐액·폐유에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비드 형태로 만든 흡착제는 기존 폐액처리 설비에도 쉽게 넣을 수 있어 공정을 크게 바꾸지 않고 희토류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정부는 동시에 오가사와라제도 미나미토리시마 앞바다의 해저 희토류 개발도 국가 차원에서 밀고 있다. 경제안보상 중요한 기술을 지원하는 ‘K프로그램’을 개편해 5년을 넘는 장기 지원을 허용하고, 미나미토리시마 희토류 개발에만 수천억엔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해저에서 희토류가 포함된 진흙을 끌어올릴 전용선을 마련하고 운송을 위한 항만 인프라도 정비할 계획이다. 막대한 초기 비용 때문에 민간기업의 참여가 어려운 만큼 정부가 먼저 자금을 투입해 사업화를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일본이 희토류 확보에 공을 들이는 것은 자동차와 전기차 모터, 로봇, 반도체 장비, 전자부품 등 일본의 주력 제조업이 희토류 공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 등은 고성능 모터와 정밀부품에 필수적으로 쓰여 공급이 막히면 생산 차질로 직결될 수 있다.

일본은 2010년 센카쿠열도 갈등 당시 중국발 희토류 공급 불안으로 산업계가 큰 충격을 받은 경험이 있다. 이후 호주 등으로 조달선을 다변화하고 희토류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해왔지만, 채굴과 정제·가공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희토류는 단순한 산업용 원료를 넘어 경제안보 자산으로도 부상했다. 전기차와 첨단 전자제품뿐 아니라 미사일, 레이더, 드론 등 방위산업에도 폭넓게 쓰이는 만큼 공급망 확보가 산업 경쟁력과 방위력에 모두 직결된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미나미토리시마 개발의 초기 단계에서는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해저에서 직접 희토류를 확보하고, 국내 산업폐액에서 다시 회수하며, 해외 조달선도 다변화해 중국의 공급이 흔들려도 산업이 멈추지 않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도시광산 기술은 아직 실험 단계다. 현재 사용한 흡착제는 약 1g 수준으로 대량생산 기술과 비용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JAEA는 약 10년 안에 실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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