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글로벌 시장에 신차 100종 이상을 투입한다.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다. 생산 공정 개선과 재료비 절감으로 매출원가율(매출 대비 매출원가 비율)도 3%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신차 효과와 강력한 원가 절감을 앞세워 중국차 공세, 미국 관세 장벽 등 글로벌 불확실성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핵심은 신차 공세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부분 변경과 파생 모델을 포함해 신차 100종 이상을 출시한다. 지역별로 북미 58개, 국내 49개, 유럽 41개, 인도 26개, 중국 22개 등이다. 이 중 18개 이상 차종은 기존에 판매하지 않은 완전 신차다. 북미에는 내년 상반기 그룹의 첫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를 투입한다. EREV는 북미에서 수요가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와 GV70에 우선 적용한다. EREV는 전기차와 같이 전력으로 구동하지만 엔진이 전기를 생산하는 차량이다. GV70 EREV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000㎞에 달한다.현대차는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를 555만 대로 유지하는 대신 연간 글로벌 생산능력을 127만대 확대하기로 했다. 무뇨스 사장은 “자동차산업의 핵심 동력은 제품”이라며 “이번 계획은 그룹 역사상 가장 야심 찬 제품 공세”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새로 개발하는 차에 같은 부품과 설계를 써 1.5%포인트를 낮춘다. 하이브리드카 생산 물량을 늘려 대량의 부품을 싸게 사들이는 등 재료비 절감을 통해선 1%포인트 낮출 계획이다. 나머지 0.5%포인트는 해외 공장에서 쓸 부품과 원자재를 현지에서 조달해 절감하기로 했다. 여기에다 현대차는 내년 출시할 주요 전기차에 니켈 함량을 낮춰 값을 떨어뜨린 미드니켈 배터리를 장착할 계획이다. 널리 쓰이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크기가 같으면서 에너지 용량이 약 30% 많다. 이를 토대로 현대차는 7%대인 영업이익률을 2030년까지 9%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양산에 앞서 기술 고도화를 위해 ‘데이터 선순환 체계’(데이터 플라이휠)를 구축하기로 했다. 데이터 플라이휠은 수집된 데이터가 기술 개선에 쓰이고, 개선된 기술이 더 많은 데이터를 끌어오는 선순환 구조를 뜻한다. 데이터가 급증하는 2029년부터는 ‘새만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해 데이터 학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로봇 분야에선 최근 문을 연 로봇 훈련 거점 로봇메타플랜트응용센터(RMAC) 부지를 연말까지 10배로 넓힌다. 주주환원 방침도 강화한다. 총주주환원율을 35%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날 이사회에선 자사주 250만5606주(7891억원 규모)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무뇨스 사장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미래 신기술을 발전시키고 로봇과 로보택시를 생산·배치하는 피지컬 AI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