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정청래는 중도없다론자'"…정청래 "마이크 잡고 모욕 줘"

입력 2026-08-27 19:22   수정 2026-08-27 19:30

김민석 "정청래는 중도없다론자'"…정청래 "마이크 잡고 모욕 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국당원대회 경쟁자였던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향후 당 운영 노선을 두고 맞붙었다. 김 대표가 이날 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 첫머리 발언에서 정 의원 실명을 거론하며 노선 차이를 주장하자 정 의원은 자신의 SNS에 곧바로 김 대표 저격글을 올렸다.

김 대표는 27일 인천 인스파이어 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20분가량 PPT 발표를 통해 당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김 대표는 치열했던 전당대회 과정에서 드러난 지지층 분열 현상을 두고 "차이가 무엇인지, 왜 치열했는지를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운을 뗐다.

김 대표는 이 과정에서 최근 정 의원과 나눴던 대화를 계기로 인식하게 된 차이점을 공유했다. 그는 "정 전 대표는 대표적인 중도는 없다론자"라며 "이것은 선과 악의 문제도 아니고 평가의 문제도 아니다. 중도는 없고 그야말로 움직이는 쉐도잉하는 보트만 있다고 보시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자신과 이 대통령은 중도 보수 확장 필요성에 무게를 두는 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전통 지지 기반에 중도·보수 확장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일반론으로는 덧셈 정치를, 구조적으로는 진보적인 세력의 중도·보수 확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12·3 내란 이후 상대편인 보수가 완전히 극단으로 가는 상황에서 확장해야 한다는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여당이 된 개혁야당 성향의 정당으로서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도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개혁 야당이었다가 개혁 여당이 됐다. 그대로 가면 되는가.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가와 관련해서도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 전 대표께서는 개혁 여당에서의 포지션은 개혁 여당 내에서 국정을 이끌어가는 정권이 개혁 여당의 바로 저 포지션에 있고 조금 더 경제와 민생을 중심으로 있고 당은 조금 더 좌측에서 좌의 목소리를 내주면서 그걸 지탱하는 것이 맞다라는 역할 분단론을 갖고 계신다"고 진단했다. 반면 자신은 "국정 책임 세력이기 때문에 당과 정은 기본적으로는 큰 틀에서 개혁 여당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런 차이에 대한 입장을 좁히기 어렵다는 잠정적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그는 "중도에 대한 문제와 구조적 다수에 대한 문제, 우리가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서로의 판단의 차이이기 때문에 절충하기가 어렵다 이런 잠정적 결론을 서로 내렸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김 대표의 발표 내용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김민석 대표의 소위 방법론 차이에 대한 유감'이란 제목의 글에서 "의원 워크숍에서 제 실명을 김 대표 자신의 논리전개의 도구로 사용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소위 중도론에 대해서 김 대표와 대화를 나눈 것은 어제 본희의장에서 불과 1~2분의 대화가 전부"라며 "어제 잠깐의 대화가 오늘 프리젠데이션의 소재가 될 줄은 정말 몰랐다. 깜짝 놀랐고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정 의원은 자신이 '중도 부재론'을 제기한 취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정 의원은 "소위 중도층(나는 스윙보터세력으로 명명)의 어떤 사람이 항상 8차선 중앙선에 서 있지는 않는 것처럼 한사람의 생각도 항상 고정불변의 정중앙에 있지 않다는 뜻"이라며 "그렇다면 여당이 여당다울때, 야당이 야당다울때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것은 토론의 주제"라고 했다. 그는 또 "이런 주장은 토론의 주제이지 현 당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혼자 일방적으로 '너의 주장은 틀렸다'는 식으로 매도당할 주제는 아니다. 이것은 '마이크 독재'"라며 분개했다.

김 대표가 160여명의 동료 의원들 앞에서 자신의 주장을 반박한 것을 두고선 '폭력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각설하고 지금은 여러 정책과 노선도 중요하지만 신뢰가 가장 빨리 해결해야할 선결과제가 아니냐"며 "서로 상처받고 서로 불신하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상처받은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가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일방적인 발표 대신 토론을 통해 서로의 차이점을 절충해나가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글 말미에 "필요하다면 위 내용에 대해 김 대표와의 공개토론을 피하지 않겠다"며 "더 치열하게 토론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논란이 커지자 김 대표는 진화에 나섰다. 그는 정 의원의 글이 게시된 직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 전 대표님의 말씀과 주장도 존중한다"며 "방법론 차이에서 기인한 전대의 긴장은 건강한 토론으로 함께 이겨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토론에도 비판에도 제 귀를 열고, 저와 다른 목소리에 교육과 토론의 마이크를 공평히 제공하겠다"며 "불편을 드렸다면 이해를 구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 "제가 제안드렸던 대로 정 전 대표님과 함께 당원 대상 특강과 토론을 이어가면 좋겠다"며 "당원을 믿고, 일하며 토론하며 이해하고 위로하며 다시 시작하자"고 당부했다.

인천=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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