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요소인 첨단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곧 미국에서도 만들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27일(현지시간) 미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차세대 HBM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팹) 기공식을 열었다. 2029년 미국산 HBM 양산을 목표로, 연간 수십만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건설하는 첫 생산기지로, 오는 2028년 10월 클린룸(패키징이 이뤄지는 공간)을 완공해 이듬해 하반기부터 HBM 양산을 목표로 한다.
2024년 4월 투자 발표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각종 인허가 절차를 거쳐 본격적인 공사 시작을 알렸다. 이에 따라 HBM이 한국 기업에 의해 처음으로 미국에서 생산을 시작한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 빅테크들이 SK하이닉스의 '메이드 인(Made in) USA' HBM을 사용하게 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지난달 나스닥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으로 미국 내 혁신 생태계와 연결된 데 이어 실질적인 현지 투자를 본격화했다"며 "단순 공정팹이 아닌 미국 최초의 HBM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디애나 프로젝트는 미 최초 HBM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메이드 인 USA HBM을 처음 공급하는 핵심 거점이자, 미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고 경제·안보에 기여하는 주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업계에 알려진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량은 연 600만장 규모로, 이 가운데 일부가 HBM에 쓰인다.
'미국산'을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미국산 HBM은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법(Chips Act·칩스법)에 따라 최대 4억5천만달러의 보조금, 5억달러의 대출을 제공한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최신 HBM은 D램을 12장 쌓은 6세대(HBM4)로,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에도 탑재되는 제품이다. 엔비디아가 AI 가속기 성능을 지속적으로 높일 계획인 만큼,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 팹에서 생산할 HBM도 6세대가 아닌 차세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곽 사장은 인디애나 팹에서 만들 제품이 7세대인 HBM4E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개발과 테스트를 위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미 퍼듀대학교와 합작하는 R&D 강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날 기공식에는 곽 사장을 비롯해 강경화 주미한국대사와 마이크 브런 인디애나 주지사, 토드 영(공화·인디애나) 연방 상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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