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실종된 뒤 석 달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장미란(37)씨의 사망 원인을 둘러싼 의혹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경찰이 디지털포렌식에 나섰다. 장 씨의 휴대전화에서 의혹을 풀 핵심 단서가 나올지 주목된다.
28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15분께 제주시 한림읍 숙소를 나선 뒤 휴대전화 전원이 꺼질 때까지 별다른 위치 변화나 추가 통화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장씨가 숙소를 나선 12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 사이에 숨졌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신 부패 상태가 심해 정확한 사망 시각을 특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장씨의 사인과 관련해서도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부검과 현장 조사에서는 타살을 단정할 만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의 부실 수사로 핵심 단서가 사라진 상황이라, 경찰의 발표에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당초 사건 접수 후 담당 경찰관의 사건 허위 종결로 수색이 지연되면서 시신 발견지인 한림읍 일대 방범용 및 교통정보 수집 CCTV 118대의 5월 12~20일 치 영상은 보존 기한(30일)이 지나 6월 중순 모두 자동 삭제됐다. 제주서부경찰서가 제주도에 영상 열람을 요청한 시점은 석 달이나 지난 이달 19일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과정에서는 장씨의 설골 골절이 확인되기도 했다. 설골 골절은 목 부위에 강한 외력이 가해졌을 때 나타날 수 있지만 목을 매는 과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이 소견만으로 타살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휴대전화에는 장씨가 숙소를 나선 이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대의 통화와 메시지, 위치정보 등 행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누구와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실종 직전 어떤 행동을 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사인 규명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어 포렌식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한편 장씨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구속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30대) 경장의 휴대전화에서는 장씨와 직접 통화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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