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뉴홈’ 사전당첨자들에 40년간 고정금리로 연 1.9∼3.0%의 저리대출을 해주기로 한 가운데, 본청약자들에게까지 같은 혜택을 주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2023년 사전청약자 공고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게 저리대출의 명분이었지만 이 같은 피해를 보지 않은 청약자들까지 혜택을 주는 것이다. 엄격하고 투명하게 집행돼야 할 주택도시기금이 명확한 기준 없이 투입되면서 다른 청약자들과의 형평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청약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분양주택 브랜드 ‘뉴홈’ 청약자 약 1만1000가구에 적용하는 전용 모기지 조건을 만기 최장 40년, 연 1.9~3.0%의 고정금리로 확정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금리와 만기 등 세부 대출 조건은 시장 상황 변동 등을 고려해 대출 신청 시점의 디딤돌대출 기준을 적용할 것”이란 입장을 바꾼 것이다. 해당 가구에 주택도시기금의 정책 주담대 총액은 2조~3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사전 청약은 청약통장을 쓰지 않는 ‘입주 예약권’이다. 페널티 없이 당첨을 포기할 수 있고 본청약까지 장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분양가나 입주 시기, 대출 상품의 확정 조건을 법적으로 보증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전청약 당시 공고문과 정책 홍보물에 ‘연 1.9~3.0% 초저금리’를 핵심 혜택인 것처럼 전면에 내세웠던 게 문제가 됐다. 사전청약자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국회에서 “민간 금융회사도 아닌 정부가 이 같은 홍보로 혼란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40년 저리대출로 방향이 정해졌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사전청약자뿐 아니라 본청약자에게까지 같은 수준의 정책 지원을 하는 것에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교통위원회에서도 여야 국회의원들은 “정부의 약속을 밑고 오랜시간 기다린 사전청약자들을 구제해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 1만1000가구 가운데 본청약 대상 지원은 2000가구로 추정된다.
본청약 당첨자들이 “정부가 본청약 공고에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 2022년 발표된 저리 혜택을 기대하고 통장을 썼다”며 민원에 동참하자 지원대상 인원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원칙이 한두달새 수차례 바뀌며 시장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국토교통부는 원칙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국회 청와대의 등쌀에 내용이 달라져왔던 것으로 안다”며 “공고에 모호한 문구를 넣어 혼선을 자초한 것도 잘못됐지만, 다수에게 혜택을 줘야 할 주택도시기금을 원칙없이 사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 1.9%대 고정금리는 시중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금리 차이에 따른 비용은 주택도시기금이 부담해야 한다. 기금은 무주택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매달 불입하는 청약저축과 국민주택채권 등으로 조성하며 부족분은 정부 재정으로 충당한다. 만기가 최대 40년에 이르는 만큼 재정 부담도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도시기금은 무주택 서민, 신혼부부 등을 위한 저금리 주택구입자금(디딤돌·신생아 특례 대출 등)과 청년, 저소득층 대상 전세보증금 및 월세 대출(버팀목 대출 등)에 사용된다. 공공임대주택 및 공공분양주택 건설 자금도 지원한다. 총 운용 규모는 200조원 내외이지만 가용재원은 13~15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뉴홈은 2022년 10월 발표된 공공분양 50만 가구 공급 계획에서 도입한 주거 브랜드다. 시세의 70% 이하로 공급하는 ‘나눔형’에는 최대 5억원 한도의 전용 모기지가 함께 제시됐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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