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율주행 기업 퓨처링크와 포니AI는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전략적 협력 협약’을 맺었다. 협약식에는 제임스 펑 포니AI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남경필 퓨처링크 회장, 차두원 퓨처링크 대표 등 두 회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협약은 2028년까지 포니AI의 7세대 로보택시 200대를 국내에 도입하고 국내에 합작법인을 세우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정부 인증과 기술 확대 등을 논의하는 정례 협의체도 분기마다 가동한다. 도입 차량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포니링크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퓨처링크는 2024년 11월부터 포니AI의 자율주행 키트를 장착한 현대자동차 코나 개조 차 10대로 임시 운행해왔다. 이번 협약으로 개조 차 대신 중국산 자율주행차가 들어오게 됐다.
변수는 인증이다. 해외에서 운행 승인을 받은 차량이라도 국내에선 성능·환경 인증 등 절차를 새로 밟아야 한다. 중국산 자율주행차가 이 절차를 거친 전례는 없다. 2016년 설립된 포니AI는 2022년 4월 중국에서 처음으로 자율주행 택시 운행 면허를 받았다. 베이징, 광저우, 선전, 상하이 네 곳에서 무인택시 1900여 대를 상업 운행 중이다. 누적 주행거리는 1억㎞에 달한다.
퓨처링크와 2년간 실증 마친 뒤 현지 무인택시 모델 직접 도입
한국도 이들 목표 가운데 하나다. 운행 중인 로보택시가 서울 강남 한 곳에 고작 19대에 그칠 만큼 자율주행 기술력이 취약한 국가여서 더 그렇다. 중국 업체 공세에 국내 업체가 몸집을 키우기도 전에 안방 시장을 내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제 차량을 들여오는 단계다. 양사가 지난 28일 맺은 ‘전략적 협력 협약’에 따라 2028년까지 중국산 로보택시 200대를 도입한다. 7세대 모델은 성능이 한 단계 위다. 코나 개조차의 센서가 16개지만 34개를 단다. 360도 사각지대 없이 최대 650m를 인지한다.
다음 단계는 합작법인 설립이다. 포니AI가 자율주행 기술과 차량을 공급하고 퓨처링크가 차량·서비스 운영과 데이터 관리, 기술 현지화를 맡는 구조다. 퓨처링크 관계자는 “지분율과 출자 규모, 수익 배분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현행법상 성능 인증은 제작사 국적을 따지지 않는다. 다만 차량이 국내 도로를 라이다로 훑는다는 점에서 안보 이슈가 불거지면 승인이 늦어지거나 거부될 수 있다. 제임스 펑 포니AI 최고경영자(CEO)는 “현지에서 수집한 모든 데이터는 해당 지역에 저장하고 얼굴과 번호판 등 정보는 비식별화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청이 들어오면 법과 제도에 따라 꼼꼼히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기술력 척도인 주행 데이터 격차는 더 크다. 국내 자율주행업체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누적 주행 데이터는 지난해 8월 기준 69만㎞다. 1억6000만㎞인 구글 웨이모와 2억4000만㎞인 바이두 아폴로고의 수백분의 1 수준이다.
고전하는 이유로는 규제가 꼽힌다. 정부는 안전을 이유로 전국 시범운행 지구 55곳의 정해진 노선에서만 운행을 허용하고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택시 면허를 따로 사지 않는 한 민간이 자율주행 택시를 유상으로 운행할 수 없다.
중국 기업과 손잡는 데 대한 비판을 두고 차두원 퓨처링크 대표는 “우려와 비판이 있다는 점은 알지만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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