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된 룸카페에 남녀 청소년 2명씩…대법 "유해업소 해당 가능"

입력 2026-08-31 06:00   수정 2026-08-31 15:02



밀폐된 방에 매트와 베개 등을 갖춘 이른바 ‘룸카페’는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에 해당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2년 3월부터 2023년 2월까지 경기 수원에서 밖에서 내부를 볼 수 없는 구조의 룸카페를 운영하면서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업소’ 표시를 하지 않고, 청소년들의 나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출입시킨 혐의를 받는다.

해당 룸카페는 칸막이와 미닫이문으로 구획된 16개 방으로 구성됐다. 이 중 14개 방은 문을 닫으면 밖에서 내부를 볼 수 없는 구조였고 각 방에는 좌식탁자와 TV, 매트, 큰 베개 등이 비치돼 있었다. 단속 당시에는 14~17세 남녀 청소년들이 2명씩 짝을 이뤄 4개 방을 이용하고 있었다.

재판에서는 A씨가 운영한 룸카페를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청소년보호법은 ‘불특정한 사람 사이의 신체적인 접촉 또는 은밀한 부분의 노출 등 성적 행위가 이뤄지거나 이와 유사한 행위가 이뤄질 우려가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을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로 규정하고 있다.

1심은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룸카페의 밀폐된 구조와 영업 형태 등을 고려하면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무죄로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법에서 말하는 '불특정한 사람'을 성매매업소의 유흥접객원과 불특정 고객 또는 서로 알지 못하는 고객들로 해석했다. A씨의 룸카페는 업주가 성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서로 모르는 고객들을 연결해주는 곳이 아닌 만큼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런 해석이 지나치게 좁다고 봤다. 청소년보호법의 문언과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불특정한 사람 사이'를 유흥접객원과 고객 또는 서로 모르는 고객 사이로 한정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A씨의 룸카페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데다 대부분의 방이 문을 닫으면 밖에서 내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매트와 베개 등도 갖추고 있어 신체적 접촉이나 성행위 등이 이뤄질 우려가 있는 영업 형태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룸카페 등 새로운 형태의 영업도 불특정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밀폐된 구조와 설비를 갖췄다면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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