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운명, 납품업체 미지급 '5천억 분할상환' 여부에 달렸다

입력 2026-09-01 15:56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계획안 심리가 임박한 가운데 5000억원이 넘는 미지급 납품대금의 분할상환 동의 여부가 홈플러스의 운명을 가를 결정적 변수로 떠올랐다.

1일 유통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오는 2일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의결을 위한 관계인집회를 개최한다. 관계인집회는 채권자와 담보권자, 주주 등 주요 이해관계인이 모여 계획안을 심리하고 표결에 부치는 절차다.

가결을 위해서는 회생담보권자조 75% 이상, 회생채권자조 66.7% 이상, 주주 50%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5일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을 지원받아 영업을 재개했으나, 관계인집회 가결과 법원의 최종 인가라는 핵심 관문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법원은 납품업체와 임직원 등이 보유한 공익채권의 분할상환 동의율을 회생계획 수행 가능성의 핵심 판단 지표로 삼고 있다. 5032억원에 달하는 납품업체 미지급 대금(상거래채권)은 회생절차와 무관하게 전액 변제해야 하는 공익채권에 해당한다. 납품업체들이 집회 내 의결권을 갖지는 않지만, 공익채권의 즉시 전액 상환을 요구할 경우 홈플러스의 사업 정상화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에 법원은 이날까지 공익채권자로부터 약 80% 수준의 분할상환 동의를 확보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는 3년 내 100% 분할 변제 방안을 제시하고 막판 동의서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홈플러스 측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공익채권자 전체 동의율은 59%로 집계됐다. 부문별로는 물품대금 채권자 64.4%(28일 기준 62.4%), 임직원 87.9%(28일 기준 87.2%) 수준이다. 계획안 수행 가능성 평가를 안정적으로 통과하기에는 여전히 추가 동의가 절실한 상태다.

일부 납품업체들은 메리츠증권 등이 보유한 신탁담보채권의 우선 변제 조건 등을 두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동의를 고심하고 있다.

영업 재개 이후의 실적 지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13일 67개 주요 점포 재개장 이후 30일까지 11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 중단됐던 7월 대비 57% 늘어난 수치이며 방문객 수는 38%, 구매회원 수는 255% 증가했다.

다만 현재 납품 대금을 선불로 지급하며 한정된 물량만 들여오고 있어,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경쟁사에 비해 매장 매대가 온전히 채워지지 못한 점은 당면과제로 꼽힌다. 유통업계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사재를 털어 대출 보증을 선 점과 재개장 이후의 소비자 유입세를 고려해 가결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관계인집회에서 계획안이 통과되면 법원은 인가 기한인 오는 4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만약 표결에서 부결되거나 공익채권 동의율 미달로 수행 가능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회생절차가 폐지돼 곧바로 파산 수순을 밟게 된다.

홈플러스 측은 "법률상 우선권이 있는 신탁담보채권을 제외하면 공익채권이 가장 먼저 변제되며, 분할상환에 동의하더라도 유형별로 동일한 조건이 적용돼 불이익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2일 관계인집회 전까지 충분한 동의를 확보하지 못해 4일 인가가 무산될 경우 파산 절차로 전환돼 채권자들의 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채권자들 동의를 호소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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