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금(金)값’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김 가격이 최근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정부의 양식 면적 확대와 작황 호조로 공급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해외에서 ‘K김’ 수요가 급증하고 고수온 등 기후변화 우려까지 겹쳐 김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과 반대 흐름이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기반으로 한 가격 플랫폼 한경프라이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마른김 도매가격은 1속(100장)당 1만200원이다. 1주일 전 1만3500원보다 24.4% 떨어졌고, 1년 전 1만2700원과 비교해도 19.7% 하락했다. 2023년까지만 해도 1속당 5000~6000원 수준이던 마른김 가격은 2024년 1만원을 넘어서며 꾸준히 올랐다.최근 가격이 꺾인 가장 큰 이유는 공급 확대다. 해양수산부는 김 수급을 안정시키기 위해 지난해 2700㏊ 규모의 신규 양식장을 개발했다. 여기에 기상 여건까지 좋아 2025년산 김 생산량은 전년보다 36.1% 늘어난 2억369만 속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인천·경기 등에서 626㏊의 양식장을 추가로 개발했다. 지난 6월 기준 2026년산 마른김 생산량은 약 1억8000만 속으로, 과거 연평균 생산량인 1억5000만 속을 웃돈다.
수출 증가가 곧바로 국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은 빗나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2005~2025년 가격과 생산·수출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김 수출액은 역대 최대인 1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생산이 더 빠르게 증가해 국내 가격은 오히려 안정세로 돌아섰다.
다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하락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KMI는 “마른김 도매가격이 소매가격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가격 상승기와 하락기의 반응 속도와 폭이 다른 ‘비대칭적 가격 전이’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원료값이 급락해도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조미김이나 김밥집에서 파는 김밥 가격이 즉각 비슷한 폭으로 내려가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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