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교 체육관과 강당에 설치된 대형 무대장치 상당수가 전문 안전진단 없이 수십 년간 사용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장은 정기검사와 정밀안전진단을 받지만 학교 체육관은 무대 기계·조명시설이 법정 검사 대상에서 빠져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1일 박유진 서울시의회 의원에 따르면 서울 초·중·고교 1350여곳 가운데 1280여곳(약 95%)에 체육관이나 강당이 설치돼 있고, 이 가운데 254곳의 체육관은 지어진 지 30년이 넘었다. 박 의원은 지난달 27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일반 공연장은 공연법에 따라 3년마다 정기 안전검사, 9년마다 정밀안전진단을 받지만 비슷한 무대 기계·조명시설을 갖춘 학교 체육관에는 이런 의무가 없다”고 지적했다.
학교 체육관은 시설물안전법에 따라 연 2회 점검을 받는다. 하지만 점검은 지붕 누수 등 건물 외관을 확인하는 데 그치고, 무대 승하강 장치와 와이어로프, 모터 등 기계설비의 작동 여부와 노후화 정도는 대상에서 빠져 있다. 박 의원은 시정질문에서 심하게 부식된 볼트와 너트, 먼지가 두껍게 쌓인 전동장치 사진도 공개했다. 그는 “학교 체육관 천장에는 최대 800㎏의 하중을 견디는 와이어로프와 철골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며 “오래된 가연성 암막 커튼도 남아 있어 합선과 화재 위험이 있는데도 40년 가까이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시설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 수원의 한 학교에서는 노후 무대시설이 무너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정근식 서울교육감은 “그동안 학교 체육관 내 무대 기계 결함까지는 살피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5월 남부교육지원청 관내 학교에서 무대 승하강 장치 결함을 확인한 뒤 지난달 19일부터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교육청은 오는 4일까지 무대 기계의 노후화와 작동 상태, 가연성 암막 커튼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특정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관련 법제가 놓친 제도적 허점”이라며 법정 검사 대상 확대를 촉구했다.
김영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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