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의회가 1일(현지시간)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간 대규모 유전 개발 협정을 승인했다.로이터통신 등은 베네수엘라 의회가 이날 표결을 통해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매장량의 5분의 1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할 수 있는 내용의 협정안을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 협정이 베네수엘라에서 두 번째로 큰 민간 석유 생산 업체인 노스아메리칸블루에너지파트너스(NABEP)에 17개 유전에 대한 100년간의 특허권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17개 유전의 매장량은 약 650억 배럴로, 미국 내 석유 매장량(460억 배럴)을 훨씬 넘어선다고 백악관은 강조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NABEP는 미국 전쟁부(국방부) 전략자본국(OSC)에 모기업 지분 35%를 부여했으며 생산량의 20%를 원가에 공급받을 권리와 나머지 80%를 우선 구매할 권리를 부여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이 회사의 이사회 구성원 임명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NABEP 이사회 과반수는 미국 시민이어야 하고 미국 법원 관할권을 따른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이번 협정의 핵심 인물은 NABEP 경영권을 가진 1980년생 사업가 알레한드로 베탄쿠르트 로페즈다.
트럼프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이번 딜이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의 과도정부와 체결한 게 아니라 “해외에 기반을 둔 민간 기업(NABEP)과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베탄쿠르트)가 없었다면 에너지 안보 협상도 없었다”며 “그가 없었다면 니콜라스 마두로(전 베네수엘라 대통령)는 아직도 권력을 쥐고 있었을지 모른다”고 그를 옹호했다.
트럼프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베탄쿠르트는 트럼프 1기 정부 시절부터 트럼프 정부에 협력했다. 2019년 마두로 대통령이 부정선거로 당선된 후 임시대통령임을 선언하며 맞선 후안 과이도 당시 베네수엘라 의회의장의 핵심 지지자 중 하나였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의 지원을 받은 마두로 축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그는 베네수엘라에서 도망쳤다.
미국 당국자는 ‘그가 자금세탁 등의 혐의를 받는 논란의 인물’이라는 취재진 지적에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그는 실력이 입증된 사업가이며 우리는 그를 성인으로 추대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나 베탄쿠르트 및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과의 약속이 얼마나 유효할지에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포린폴리시(FP)는 이 협정을 ‘소극(farce)’이라고 칭하면서 베네수엘라 법은 25년 이상의 계약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650억 배럴이 과대평가됐다며 실제로는 200억 배럴가량이 매장돼 있다고 추정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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