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증권은 2일 삼성전기에 대해 "대규모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장기공급계약(LTA)을 따내면서 서버·인공지능(AI)용 고부가 MLCC 시장에서 공급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며 "최근 세 차례 계약에서 물량과 판가를 동시에 높인 데다 범용 MLCC 생산능력까지 서버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익성 개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00만원도 유지했다.
이 증권사 고의영 연구원은 "전날 회사는 1조722억원 규모의 MLCC 공급계약을 공시했다"며 "계약기간은 2027년 1월1일1부터 2027년 12월31일이고, 최종 수요처는 반도체 플랫폼 기업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계약은 지난 6월30일 4540억원, 7월23일 2951억원에 이은 세 번째 MLCC LTA 공시"라며 "이번 한 건이 앞선 두 건의 합산한 것보다 43% 웃돈다"고 덧붙였다.
iM증권은 이 공시의 시사점을 크게 조달 주체가 달라졌다는 점, 가격 조건이 세 번 연속 개선됐다는 점, 범용 생산 축소 압력이 더 커졌다는 점 등 세 가지로 구분했다.
고 연구원은 "지난 6월 계약은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이 서버 수주 과정에서 MLCC 수급 차질 가능성을 최종 고객에 통보하면서 성사됐고, 7월 계약은 글로벌 서버 조립 업체를 계약 상대로 했다"며 "지금까지의 LTA가 서버를 구매하고 조립하는 단계에서 부품 수급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헤지하는 성격이었다면 이번에는 플랫폼을 설계하는 업체가 직접 물량 확보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MLCC 수급 안정성이 플랫폼 로드맵과 연동되는 주요 변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또한 앞선 두 건의 계약이 단일 기종 고용량 MLCC였던 것과 달리 이번 계약은 초소형, 고용량 중심의 고부가 라인업을 포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특정 기종의 공급 부족에 대비하던 LTA가, 이제는 플랫폼 단위로 확대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고 연구원은 "7월 계약이 6월 계약과 동일 품목에 더 높은 판가로 체결됐다면 이번 계약은 앞선 계약들 대비 더 우호적인 조건으로 성사됐다"며 "수급 상황에 따라 추가 인상이 가능한 여지도 남겨뒀고, 수익성은 최소 30% 이상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한 "LTA는 통상 공급업체가 물량 가시성을 확보하는 대신 가격을 일부 양보하는 구조이지만 삼성전기는 세 건 연속으로 물량과 가격을 동시에 챙겼다"면서 "업황 수급이 타이트해지며 공급 업체의 가격 협상력이 더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고 연구원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서버용 MLCC 판가 18원, 생산 교환비 1:3을 가정할 경우, 이번 계약 물량은 약 600억개로 추산된다"며 "서버용 MLCC 1개를 생산할 때 범용 MLCC 3개에 해당하는 캐파가 필요하다고 보면 이번 계약만으로 약 1800억개의 범용 MLCC 생산 여력이 서버용으로 전환되는 셈"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같은 기준으로 봤을 때 지금까지 공시된 3건의 합산 LTA 물량은 약 1000억개이며, 이를 범용 기준으로 환산하면 3000억개"라며 "이는 내년 예상 삼성전기의 세라믹 생산 능력 1조3000억개 대비 무려 23%에 해당한다"고 부연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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