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숨은 위험을 찾고, 기후리스크의 보장공백을 짚다

입력 2026-09-02 15:57  

삼성화재 기업안전연구소
우리 사회의 안전 나침반이 되다

기후 위기와 대형 재난이 동시다발적으로 덮치는 복합 리스크 환경 속에서 기업의 경영 환경은 전례 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개별 기업의 자체적인 역량만으로는 위기대응이 어렵다. 삼성화재 기업안전연구소(GLCC)는 사고 발생 후 손실을 보전해주는 보험 본연의 영역을 넘어, 잠재적 위험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차단하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 구축에 역량을 집중한다.

기업안전연구소는 1979년 손해보험업계 최초의 위험 관리 전담 조직으로 출발해 1995년 민간 방재연구소로 공식 설립됐다. 지난 30여 년간 화학, 건설, 반도체 등 전 산업 영역에서 방대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각 사업장의 특성에 맞춘 세밀한 현장 실사를 통해 위험 요소를 사전에 경감하는 데 주력한다. 컨설팅을 받은 고객사의 손해율이 미수혜 고객 대비 약 10%포인트 이상 낮게 나타난다는 지표는 기업안전연구소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보장공백' 정량화로 기후위기 경종…
더 링크가 만드는 안전 네트워크

더 링크 정기총회에서 공개된 두 번째 핵심성과는 서울대 기후테크센터와 함께 국내 최초로 정량화한 ‘기후리스크 프로텍션 갭(보장 공백)’ 연구다. 프로텍션 갭은 재난·사고로 발생한 전체 경제적 손실 가운데 보험 등 사전 대비를 통해 회수되지 못한 손실의 비율을 뜻한다.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로 인한 실질적 경제손실과 보험 보상액 사이의 격차를 산출한 이 지표는 국가 기후 안전성과 금융 회복탄력성을 진단하는 척도로 제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집중호우 프로텍션 갭은 사례별로 60~98%에 달해 선진국 대비 취약성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연구는 프로텍션 갭이 단순한 보험 가입률 문제가 아님을 보여줬다. 1차 산업권은 낮은 보험 가입률이 원인이지만, 첨단산업과 중화학 산업에서는 보험 가입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기업휴지(BI)’ 손실에 대한 보장이 부족하여 구조적 공백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첨단산업을 위한 BI 보장 현실화, 소규모 재해에 신속히 대응하는 지수형 보험 도입 등 산업별 맞춤형 솔루션 대비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형 산업 리스크의 사각지대를 짚다
'K-리스크 바로미터'의 혁신

연구소는 내부 전문성을 고도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공공·학계·산업계의 역량을 결집한 민간 주도 오픈 플랫폼 ‘더 링크(The LINK)’를 발족해 사회적 안전 네트워크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10일 열린 더 링크 정기총회에서는 대한민국 산업 현장의 안전망을 재설계할 두 가지 핵심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받았다.

첫 번째 성과는 한양대 과학기술정책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한국형 종합 리스크 지표 ‘K-리스크 바로미터’다. 이 지표는 거시적 의제에 치중해 한국 특유의 규제 환경과 에너지 수입 의존도 등 구조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기존 글로벌 지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설계됐다. 리스크를 단순히 순위별로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중요도·시급성·대비미흡도라는 3차원 분석 모델을 도입해 리스크를 입체적으로 평가한다.


실제 분석 결과 화재 및 폭발 같은 전통적 위험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대비가 우수한 ‘안심영역’에 속해 있었다. 반면, 핵심 원자재·부품 수급과 사이버 공격·침해 등은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과 시급성이 최고 수준임에도 실제 현장의 대비는 가장 취약한 ‘최우선 관리 영역’에 밀집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리스크 바로미터의 분석은 우리 산업계가 어디에 방심하고 어느 분야에 자원을 집중해야 하는지를 짚어낸 진단이다. 연구소는 향후 기업 스스로 취약점을 파악할 수 있는 자가진단 툴킷을 개발·보급하고, 진단 데이터를 보험 언더라이팅과 연계하는 시스템을 고도화할 필요성을 제안했다.
사후보상을 넘어 선제적 예방으로…
3대 특화 센터의 유기적 선순환

기업안전연구소는 입체적인 리스크 대응을 위해 LC(Loss Control)센터, CS(Corporate Sustainability)센터, RI(Risk Intelligence)센터 등 3개의 기능별 조직이 유기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현장을 정밀하게 진단해 기업 운영의 회복력을 높이고, 이를 디지털 기술 기반의 분석 체계로 고도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지향한다.


LC센터는 현장 중심의 실전 기술 조직으로서 연간 약 1800건의 현장 서베이 및 방재 컨설팅을 수행한다. 화재, 폭발, 붕괴 등 전통적 산업 위험 요소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사업장별 맞춤형 사고예방과 손실저감 대책을 제공하며 연구소의 토대 역할을 하고 있다.

CS센터는 고객사의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리스크 컨설팅을 담당한다. 업무연속성관리(BCM) 컨설팅을 비롯해 풍수해와 기후 변화에 따른 사업장 리스크를 정밀 진단한다. 물류처럼 기업 운영과 직결된 분야의 컨설팅으로 복합적인 경영 중단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한다.

RI센터는 연구소 전반의 기술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미래 안전 기술의 산실이다. 데이터, 인공지능(AI), 시뮬레이션 기반 인프라를 중심으로 리스크 분석의 현장 적용성을 높인다. 교통안전, 국가연구개발과제 수행 등 신산업 전개를 통해 기술 기반 리스크 솔루션으로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3개 센터의 협업은 현장의 위험 요인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기술로 해결하는 ‘초연결’ 리스크 관리의 핵심 동력이다.
안전을 이어 내일을 바꾸다
더 링크를 통해 공개된 K-리스크 바로미터와 기후리스크 프로텍션 갭 연구 등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분석은 현장의 실행력 간극을 좁히고 기업과 정부가 구체적 대응책을 마련하도록 이끄는 ‘안전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다. 단순히 문제를 논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솔루션 실증과 제도 개선까지 이끄는 더 링크의 안전 생태계는 이미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사후적 재해 보상이라는 보험의 전통적 역할을 넘어, 지난 30여 년간 축적된 현장 노하우와 첨단 디지털 방재 기술을 결합해 우리 사회의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해 온 삼성화재 기업안전연구소. 안전을 이어줌으로써 내일을 더욱 안전하게 바꿔나가는 이들의 담대한 발걸음은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지키는 든든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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