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 의혹을 조사한 검찰이 스토킹·성폭행 사건을 살인 사건과 분리해 수사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박성주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등 4명을 재판에 넘겼다.
광주지검은 2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박 전 본부장을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지난 5월 장윤기 사건 처리 당시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과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장 등 경찰 간부 3명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박 전 본부장 등은 장윤기 사건 수사를 맡은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의 여러 차례 건의에도 장윤기의 스토킹·강간 혐의를 축소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같은 지시로 사건을 담당한 광산서 수사팀이 장윤기의 강간살인죄 혐의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광산서 수사팀은 수사 과정에서 장윤기가 여고생을 살해하기 이틀 전인 지난 5월3일 장윤기가 평소 알고 지내던 외국인 여성의 주거지에 침입해 강간하고 스토킹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경찰은 스토킹 피해 여성으로부터 112신고를 받고도 정식으로 사건을 접수하지 않고 현장에서 종결했으며 신고자의 안전을 확인하는 사후 콜백도 하지 않았다.
수사팀은 살인 사건과 스토킹·강간 사건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판단해 두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고, 5월8일 두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겠다고 국수본에 보고했다.
그러나 3월14일 경기 남양주시에서 과거 교제하던 여성을 스토킹해 살해한 사건에 대한 경찰의 부실 대응으로 여론이 악화한 상황을 고려해 박 본부장은 두 사건 분리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박 전 본부장은 "강간은 조용히 하자", "일부러 숨기는 것은 아닌데, 굳이 우리가 먼저 꺼낼 것은 아니지 않나" 등의 지시를 내려 광산서 수사팀의 사건 병합 건의를 여러 차례 묵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해당 수사팀은 장윤기를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이후 보완수사를 통해 장윤기를 무기징역형 이상으로만 처벌할 수 있는 '강간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장윤기에 대해 최근 광주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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