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티빙, 2000억대 보상 발표

입력 2026-09-03 17:37   수정 2026-09-04 01:31

4000만 개 계정 정보를 유출한 티빙이 피해 이용자에게 총 2000억원 이상의 보상안을 내놨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향후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과징금보다 훨씬 큰 금액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은 지난 5월 티빙의 로그인 가능한 활성화 계정 2206만 개를 비롯해 휴면·탈퇴 계정 등 총 3954만 개 계정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조사단은 유출 정보로 성명과 휴대폰 번호, 이메일 주소, 생년월일, 연계정보(CI) 등 최대 20개 항목(70종)을 확인했다. 추천·검색 알고리즘과 이용자 인증, 결제 관리 등에 활용되는 소스코드를 담은 개발 프로젝트 361건도 포함됐다.

조사단에 따르면 티빙은 일부 접속키를 암호화하지 않은 채 저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모의해킹에서 관련 취약점을 발견하고도 개선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티빙의 임직원 265명 가운데 개발인력은 149명이지만 정보보호 전담인력은 4명이었다. 조사단은 이 같은 인력 수준으로는 상시 보안관제와 취약점 점검, 이상행위 모니터링 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티빙은 조사단의 발표가 나온 이날 사과와 함께 보상안을 발표했다. 보상안엔 티빙에서 쓸 수 있는 5000원 상당의 포인트가 들어 있다. 이와 함께 웨이브에서 광고를 보면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AVOD 1개월 이용권(5500원)과 CGV의 5000원 할인 쿠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유출 규모를 고려하면 2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보상 신청은 오는 7일부터 30일까지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연말께 과징금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은 매출의 최대 3%로, 지난해 티빙 매출(4060억원)을 고려하면 약 120억원이다.

업계는 티빙이 예상 과징금보다 금액이 큰 보상안을 선제적으로 내놓은 것을 두고 사업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이해했다. 향후 플랫폼 제휴와 신규 사업, 투자 유치 및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을 막겠다는 의미다. 특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구독 유지가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신뢰 훼손이 장기화하면 과징금보다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

티빙은 2030년까지 정보보호 투자도 직전 5년 대비 약 4배로 늘리기로 했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이번 사고에 대해 뼈아프게 반성하고 보안 체계 전반을 근본부터 다시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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