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어민들을 파산 위기로 몰아넣었던 외래종 블루크랩이 뜻밖의 수출 상품으로 변신했다. 조개 양식장을 초토화해 태워 없애야 했던 ‘골칫덩이’였지만, 해외 식품 시장으로 눈을 돌리자 연간 수백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효자 자원이 된 것이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베네토주 폴레시네 어민 협동조합은 올해 블루크랩 수출 등에 힘입어 약 2000만유로, 우리 돈 약 316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 대서양 연안이 원산지인 블루크랩은 지중해 수온 상승과 염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이탈리아 연안에서 빠르게 번졌다. 번식력이 강한 데다 조개류를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면서 토종 생태계와 조개 양식장에 큰 피해를 줬다.
피해가 커지자 한때 조합원 수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잡은 블루크랩을 대량 소각하거나 천적인 문어를 방류하는 등 각종 퇴치 대책도 동원됐다. 하지만 개체 수 증가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제는 잡아도 처리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는 점이다. 이탈리아에서는 게 요리가 대중적이지 않아 내수 소비에 한계가 있었다. 끝없이 잡히는 블루크랩을 폐기하는 데 비용만 들어가자 어민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어민들 입장에서는 폐기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한 셈이다. 퇴치 대상이던 외래종이 해외 수출망을 타고 돈이 되는 상품으로 바뀐 것이다.
현재 이탈리아에서 잡힌 블루크랩은 ㎏당 약 1.3유로에 거래되고 있다. 잡힌 게는 찐 뒤 냉동 상태로 스리랑카 등으로 보내진다. 현지 노동자들의 손을 거쳐 게살 가공품으로 만들어지고, 이 가운데 일부는 다시 이탈리아로 역수입돼 소비자에게 판매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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