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오전 7시경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로봇카페 '라운지엑스 24h 성수본점'.
몇몇 대형 프랜차이즈를 제외하면 마땅히 갈 곳을 찾기 어려운 시간대였지만, 매장에는 이미 대여섯 명의 손님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마침 주문대 안쪽에선 바리스타 대신 다관절 로봇 팔 '바리스브루'가 일정한 속도로 분주하게 커피를 추출하고 있었다.
매장 안쪽으로 들어서자 갓 구운 빵 냄새가 번졌다. 라운지엑스에서는 베이커가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굽고 홀에선 로봇이 음료를 만든다. 이날 쇼케이스에는 치즈케이크와 병음료 등도 진열돼 있었다.

고물가에 인건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로봇을 앞세워 24시간 운영하는 카페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라운지엑스를 운영하는 엑스오비스는 2022년 성수 1호점을 시작으로 전국 12개 매장(24시간 9곳, 유인 3곳)에서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달부터 본격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에 뛰어든다.
핵심 경쟁력은 '인건비 절감'과 '24시간 영업'의 결합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시간당 최저임금은 올해 1만320원에서 내년 1만700원으로 3.7% 오른다. 원두, 우유 등 원부자재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영업시간 내내 바리스타를 상주시키기엔 어려워진 셈이다.
실제 라운지엑스 마포프론트원점의 경우 유인 매장 시절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바리스타 최대 4명이 상주했으나, 로봇카페 전환 후에는 베이커 1명이 하루 약 6시간 근무하고 관리 인력이 1~2시간 투입되는 구조로 바뀌었다. 상주 인력을 최대 75% 줄이면서 인건비는 약 70% 감소했고, 순수익은 3배 이상 뛰었다.

인건비 부담을 덜어내자 심야와 새벽 시간대까지 커버할 수 있게 됐다. 라운지엑스가 한 달간 축적된 6만2770건의 주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문부터 제조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OTC)은 평균 1분 48초에 불과했다. 특히 출근·점심 피크타임 외에도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의 주문 비중이 전체의 25%에 달했다. 강남역점, 을지돌담길점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서는 자정 이후 새벽 시간대까지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피지컬 AI와 1인 1로봇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로봇 매장의 확산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로봇을 도입하면 고객 수가 다소 줄더라도 매장이 임대료와 고정비를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이 생긴다"고 진단했다.

24시간 로봇카페의 확장은 매장 수익성을 넘어 도시 생활자들의 공간 쉼터로도 주목받고 있다. 새벽 4~5시에 하루를 여는 직장인이나 물류·새벽 배송 종사자, 프리랜서 등 다양한 생활 패턴을 가진 이들이 직원 눈치 없이 머물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다만 로봇 도입이 전체 음료 가격 인하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라운지엑스 성수본점의 아메리카노는 1800원에 할인 판매되지만, 카페라떼(3900원)나 스위트 허니 라떼(4400원) 등은 일반 카페와 가격대가 비슷하다. 회사 측은 "자체 로스터리를 통해 전문 로스터가 스페셜티 원두와 레시피를 직접 관리하며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로봇을 도입했다고 해서 전체 메뉴 가격이 낮아지지는 않는다"며 "1800원 아메리카노 역시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 상품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로봇카페 시장이 대중화되면 현재 커피 시장처럼 프리미엄 고가 로봇카페와 1000원대 초저가를 내세우는 로봇 저가 카페로 나뉘어 가격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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