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 중심이던 RNA 치료제 전달을 폐·비장·뇌까지 넓히겠습니다.”
김경진 삼양바이오팜 대표는 4일 인터뷰에서 “SENS는 지질나노입자(LNP)처럼 네 가지 성분으로 고정된 제형이 아니라 표적 장기와 세포에 따라 구성 성분과 조성을 달리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양바이오팜은 자체 약물전달 플랫폼 ‘SENS(Selectivity Enabling NanoShell)’를 활용해 RNA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짧은간섭RNA(siRNA) 분야에서는 N-아세틸갈락토사민(GalNAc)을 붙여 간세포의 ASGPR(아시아로당단백질수용체)를 표적하는 방식도 활용되지만 이 역시 간 중심의 전달 기술이다.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같은 바이러스 전달체는 투여 후 중화항체가 형성돼 반복 투여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폐·뇌 등 다른 장기와 특정 세포까지 RNA 치료제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반복 투여까지 가능하게 하려면 새로운 전달 기술이 필요하다.
SENS는 삼양바이오팜이 파클리탁셀 항암제 ‘제넥솔PM’에 적용해 상용화한 폴리머릭 미셀(고분자 미셀) 기술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이온화지질을 결합한 고분자-지질 하이브리드 나노입자다. 신규 이온화지질은 치료용 핵산을 담고 조직 선택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생분해성 고분자는 체내 축적을 줄이고 반복 투여 때 안전성을 높인다.
표적에 따라 제형의 구성도 달라진다. 회사는 간세포를 겨냥한 ‘Hepa-SENS’, 폐 내피세포용 ‘PEn-SENS’, 비장 수지상세포용 ‘NanoReady’ 등을 확보했다. 폐 상피세포와 지방세포, 내이뿐 아니라 중추신경계(CNS)까지 전달 대상을 넓히고 있다. 제형마다 이온화지질 등 구성 성분을 달리해 원하는 장기와 세포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어느 장기로 가는지도 중요하지만 같은 장기 안에서 어느 세포에 전달되는지는 또 다른 문제”라며 “뇌 역시 뇌에 도달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어느 부위에 얼마나 깊이 전달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양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용 ‘Neuro-SENS’를 연구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CNS 전달 기술 개발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반복 투여도 SENS가 해결하려는 과제다. 기존 LNP에는 입자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포스포콜린(PC) 계열 보조지질과 폴리에틸렌글리콜(PEG) 계열 성분이 사용된다. 하지만 여러 차례 투여하면 몸이 이들 성분을 이물질로 인식해 항체를 만들 수 있고, 이 때문에 약효가 떨어지거나 면역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삼양바이오팜은 SENS에서 PC 계열 성분을 빼고, PEG를 사용하지 않거나 생분해성 고분자 형태로 최적화해 반복 투여 때 면역반응을 줄이는 방식을 택했다.
동물시험에서 SENS를 반복 투여한 뒤 Anti-PEG IgG 항체가 검출되지 않았고 단백질 발현도 장기간 유지됐다. 1mg/㎏과 3mg㎏을 매주 한 차례씩 5회 투여한 시험에서는 모든 개체가 생존했다. 간과 신장 등의 주요 독성 지표에서도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SENS에 담을 수 있는 핵산 종류도 다양하다. SENS는 siRNA부터 mRNA, 원형 RNA(circRNA), 자가증폭 RNA(saRNA), 유전자편집에 쓰이는 CRISPR·Cas9까지 적용할 수 있다. 20개 염기 수준의 siRNA부터 11kb 크기의 saRNA까지 탑재할 수 있다.
김 대표는 “IPF 과제가 자체 파이프라인 가운데 가장 빠르다”며 “내년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하고 내후년 임상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비임상 단계에서 효능을 확인했으며 후속 개발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예방백신 ‘SYP-2246’, 삼중음성유방암(TNBC) 치료제 ‘SYP-2135’, 낭포성 섬유증(CF) 치료제 ‘SYP-2137’, C형간염 치료백신 ‘SYP-2583’도 개발하고 있다. 모두 mRNA를 사용하지만 작동 방식은 다르다. TNBC 치료제와 C형간염 치료백신은 체내에서 항원을 발현시켜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CF 치료제는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는 단백질을 mRNA로 만들어 보충하는 방식이다.
삼양바이오팜은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과 협력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올해 상반기부터 SENS를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해 약 100개 기업과 미팅했다”며 “이 가운데 30~40곳과 구체적인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유행하는 기술을 뒤따르기보다 삼양바이오팜이 보유한 고분자와 약물전달 기술을 신약 개발에 연결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신약은 연구가 아니라 개발하는 것”이라며 “SENS라는 약물전달 플랫폼을 기반으로 직접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자체 신약 개발을 하면서 공동개발과 기술이전 기회도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 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6년 9월 4일 14시39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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