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있어도 '나 대신 운동해주는' 근육세포 개발한다

입력 2026-09-04 21:02   수정 2026-09-16 16:34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스스로 운동하는 근육’이 개발되고 있다. 피부 아래에 세포를 이식해 작은 근육 조직으로 자라나게 한 뒤 스스로 수축하면서 실제 운동할 때 근육에서 나오는 유익한 물질을 분비하는 방식이다. 거동이 어려운 고령자와 중환자에게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중국과학원 동물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이징에 ‘마이오그래프트(근육 이식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근육 줄기세포에서 얻은 근육세포를 젤 형태 지지체와 함께 생쥐 피부 아래에 주입했다. 지지체는 근육세포가 흩어지지 않고 자리를 잡도록 돕는 일종의 발판이다. 주입된 세포들은 몸속에서 결합해 작은 근육 조직으로 성장했고 별도 신경과 물리적 자극이 없어 스스로 수축했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근육 움직임 자체보다 수축 과정에서 나오는 ‘마이오카인’이다. 골격근은 운동할 때 수축하면서 다양한 사이토카인(면역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 분자)과 펩타이드, 단백질 등을 분비한다. 이 물질들은 혈액을 타고 지방 조직, 간, 뼈, 혈관, 뇌 등으로 이동해 신호를 전달하고 전신 대사와 장기 기능에 도움을 준다. 골격근이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조직을 넘어 내분비기관으로 불리는 이유다.

연구진이 만든 마이오그래프트도 이런 역할을 했다. 피부 아래 형성된 근육 조직이 별도 운동과 신경 자극 없이 24시간 스스로 수축하며 각종 유익 물질을 계속 분비했다. 생쥐에게 마이오그래프트를 이식하자 전신 근육량이 늘고 악력과 운동 능력이 향상됐다. 골밀도와 지구력, 간 기능, 인지 기능도 개선됐다. 노화·비만 생쥐에게서는 근육 감소와 골다공증, 만성 염증, 간 손상, 대사 기능 장애 등이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황스창 중국과학원 교수는 “운동의 이로운 효과만 뽑아내면서 심장과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은 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동이 가장 필요한 사람이 역설적으로 운동하기 가장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직접 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하기 전까지 운동 효과를 대신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직 사람에게서 효과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황 교수는 “스스로 운동하기 어려운 중환자실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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