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오는 16일(현지 시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결정 발표가점점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경제 지표만 보면 4일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신규 고용 데이터가 나오며 Fed가 이달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고용이 안정적인만큼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려도 부담이 작아졌단 얘기다.
하지만 변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최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 등 Fed 내 영향력이 큰 인사들이 연이어 '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Fed가 금리를 인하 안 하면 적자보는 나라와 무역을 중단하겠다"며 Fed에 대한 금리인하 압박 수위를 높였다.
Fed가 결정하는 기준금리 향방이 '오리무중'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선 "오는 11일 공개되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물가와 고용을 정책 목표로 삼는 Fed 입장에서 '안정적인' 고용 시장 상황은 통화 정책 관련 운신의 폭을 넓혀준다. 온전히 물가 안정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날 지표 공개 이후 금리 인상론자인 베스 해먹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SNS에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Fed가 행동해야할 때"라고 금리인상 의견을 다시 한 번 나타냈다. 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이달 25bp 금리 인상 확률은 하루 전 49.4%에서 58.4%로 상승했다.
피치 레이팅의 미국 경제 부문 책임자인 올루 소놀라는 "이번 고용 보고서가 명백히 호조를 보였다며 노동 시장의 안정성을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진정한 변수는 다음 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라며 "이 보고서가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고 덧붙였다.
하트만은 "이번 달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높아졌지만, 고용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에 비해 부차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컨퍼런스보드의 수석 미국 경제학자인 옐레나 슐랴티예바도 "다음 주에 발표될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모든 것을 좌우할 것"이라며 "많은 관계자들이 다음 주 발표될 데이터에서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2% 목표치로 꾸준히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CPI가 시장 추정치보다 큰 격차로 오르면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게 월가의 주된 의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금리와 무역 적자를 연결해서 Fed를 압박했을까. 그의 머리 속에 한 번 들어가보자.
트럼프 대통령의 기본적인 생각은 '미국 경제가 강해졌으므로 이를 반영해 금리가 낮아야 한다'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용도가 높은 사람에게 낮은 대출 금리가 적용되는 것과 비슷한 논리다. 그는 이런 이야기를 SNS를 통해 여러 번 밝혔다.
하지만 시장은 트럼프의 생각과 다르게 반응했다. 이날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졌고, 국채금리는 올랐다. 단순하게 연결하면 고금리는 기업과 정부, 개인의 금융비용 증가를 촉발한다. 또 달러 강세 압력도 높아진다. 그러면 미국산 제품은 비싸지고 수입품은 저렴해지는 효과가 나온다. 결과적으로 미국 제조업과 수출이 불리하고 무역적자가 커질 수 있다.
트럼프는 이를 두고 "경제가 좋으면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경제를 죽이는 잘못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는 나라로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을 거론했다. 그는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어떤 나라들은 금리가 0.5%인데 우리는 4%"라며 "우리는 (금리가) 1%나 0.5%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캐나다와 무역을 전혀 하지 않으면 우리는 900억 달러를 절약한다"면서 "우리는 EU에 연간 2000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 그들과 무역을 하지 않으면 우린 잃을 것이 없다"고 했다.
시장 관계자는 "트럼프의 발언은 금리 인하 요구와 무역적자 축소라는 핵심 의제를 하나로 묶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이에 대해 "적자를 보는 국가와 교역을 중단하겠다는 위협은 극단적"이라며 "미국은 주요 교역국을 포함해 수십개국에서 무역적자를 크게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케빈 워시 Fed 의장 임명 이후 한동안 완화했던 Fed 압박을 재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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