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직접 구매…전력거래시장 확대

입력 2026-09-06 17:23   수정 2026-09-07 01:09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게 직접 전력을 공급받는 직접전력거래(PPA)가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수출기업에 공급망 탄소 감축을 납품 조건으로 내거는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PPA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도 재생에너지 PPA 중개 플랫폼을 출범시키는 등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넥센타이어는 SK이노베이션E&S와 4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풍력 PPA를 체결하고, 국내 주요 공장의 전력 공급원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로 했다. HD건설기계 역시 인천 사업장에서 복수의 발전사업자와 총 12.4㎿ 규모의 PPA를 맺었다. 업계의 누적 PPA 계약 건수는 2023년 13건에서 2024년 29건, 2025년 79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5월 기준 118건을 돌파했다.

하지만 수출기업들 사이에선 재생에너지 PPA를 체결하는 게 쉽지 않다는 불만이 많았다. 전국에 흩어진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를 찾아다니며 계약을 맺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재생에너지 PPA 중개 플랫폼을 출범시킨 것도 이런 수요를 반영한 결과다. 발전사와 기업이 원하는 가격과 전력량을 플랫폼에 올리면 서로 조건을 확인한 뒤 비공개로 가격과 물량을 조율할 수 있다. 또한 이 플랫폼은 SK이터닉스 같은 기존 민간 중개사업자(재생에너지 전기공급 사업자)의 시장을 잠식하지 않고 상생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오히려 이들 민간 중개사업자가 정부 플랫폼에서 전국 각지의 소규모 발전소를 하나로 모아 대기업에 공급하는 패키지 계약을 손쉽게 짤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기업과 발전사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내놨다. 소규모 발전소에는 전력 거래에 필요한 계량기 설치 비용을 전액 지원해 진입 문턱을 낮췄다.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국산 설비를 쓰는 발전소와 계약할 경우 전력망 이용요금 지원 기간을 대기업은 최대 5년, 중소·중견기업은 최대 7년까지 늘려주기로 했다.

이 같은 인센티브에 힘입어 플랫폼 출범 첫날인 지난달 27일에만 약 210㎿ 규모의 1호 협약(MOU) 3건이 동시에 체결됐다.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현대건설(태양광 9㎿), 육백산풍력발전-현대차그룹(풍력 30.8㎿), SK이터닉스-삼성바이오로직스(태양광·풍력 170㎿) 등이다. 현재 등록 용량은 총 844㎿에 달하며, 구매 희망 물량(수요·491㎿)이 판매 물량(공급·353㎿)을 앞서는 등 수요가 더 많은 상황이다.

다만 수요기업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플랫폼이 실효성 없는 부실 매물로 채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대기업 재생에너지 구매 담당자는 “통상 대규모 프로젝트는 발전 초기 기획 단계부터 대형 수요기업과 손을 잡고 들어가기 때문에 알짜 물량은 이미 플랫폼 밖에서 소진될 수 있다”며 “플랫폼엔 자투리 물량이나 노후 물량만 올라올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