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국의 기업과 직장인이 중국 AI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세계 최대 AI 모델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서 딥시크, 즈푸AI,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모델의 토큰 사용 점유율은 지난달 말 43.9%로 뛰면서 미국(42.8%)을 제쳤다. 1년 전 중국 AI의 점유율은 14.6%에 불과했다.
스타트업만 중국 AI 고객이 아니다. 에어비앤비는 고객 상담용 AI에 알리바바의 큐웬을 활용하고 있고, 지멘스도 산업용과 사무용 AI에 딥시크를 이용 중이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는 “큐웬은 성능이 좋고 빠르며 저렴하다”고 평했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즈푸AI는 지난달 19일 홍콩거래소 기업공개(IPO) 심사를 통과했다. 중국 AI 기업이 홍콩 증시의 상장심사를 뚫은 건 처음이다. 이틀 뒤인 지난달 21일에는 미니맥스도 홍콩거래소 IPO 심사를 통과했으며, 에보켄과 문샷도 홍콩 증권거래소 IPO를 추진 중이다.
국내 IT 기업 관계자는 “오픈형 모델은 로컬 기업이 자체 소유하고 직접 돌릴 수 있기 때문에 중국 AI라고 해서 보안 우려가 있는 게 아니다”며 “기업들 입장에선 비싼 클로드나 챗GPT에 종속될 이유가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AI 모델의 이 같은 오픈웨이트 전략을 미·중 패권전쟁의 시각에서 설명하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 모델의 프리미엄을 약화시켜 수익 구조를 침식하는 동시에 자국 모델을 확산하는 게 중국에도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달 ‘토큰 폴리틱’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오픈웨이트 모델은 개발자 커뮤니티, 기술 교육과 표준 등에도 영향을 미쳐 중국의 소프트파워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대형 통신사인 인도삿은 관광 농업 교육 등 국가 기간산업용 AI 서비스에 적용할 모델로 최근 딥시크를 선택했다.
박한신/정지은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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