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조사를 나온 젊은 노동감독관이 현장 직원에게 기초적인 전기 관련 지식을 묻는 걸 봤습니다. 업주 입장에선 전문성이 떨어지는 감독관이 기소를 하면 일단 불신하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전기설비 업체 대표)

올해 6월 현재 근로기준감독관은 2232명, 산업안전감독관은 1563명에 달했다. 행정부 소속 특사경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2021년 1만7881건이던 노동 사건이 지난해 2만2737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감독관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새 정부 들어 임금체불 강력 단속을 선언한 것도 감독관을 늘린 이유다.
하지만 감독관을 급하게 늘린 결과 올해 2월 기준 산업안전감독관 1216명 중 1년 미만 경력자가 428명에 이른다. 세 명 중 한 명꼴이다. 5년 미만 감독관은 866명(71.2%)이다. 노동감독관 2050명 중 5년 미만은 1152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노동 사건은 급증하는데 경험이 풍부한 감독관은 적다 보니 수사 적체가 심각하다. 2025년 접수된 중대재해 사건 532건 가운데 미처리 사건이 413건(77.6%)에 달한다.
지금까지는 검찰의 보완수사가 노동감독관이 놓친 부분을 이중으로 보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는 10월부터 검찰의 개별 사건 지휘·감독 기능이 사라지는데도 현장의 잘못된 판단을 걸러낼 내부감시체계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검찰 송치 이후 기소·불기소 현황을 별도로 집계하고 있지 않다. 사건 관계자가 노동감독관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면 이를 심의하는 수사심의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은 아직 검토 단계다.
고용노동부가 지방감독관제도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 3월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근로감독 권한위임 실행체계 설계를 위한 사전기획’ 연구 보고서는 지방근로감독 제도의 최대 위험 요인을 ‘지자체장 등 인사권자의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른 부당한 압력’이라고 지적했다. 연구 보고서는 “지역 사업주와 학연·지연 등을 통한 유착 가능성을 비롯해 선거를 의식한 감독 조절, 지자체장 성향에 따른 감독 편차 등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외압을 막기 위한 ‘외압 신고 핫라인’을 설치해 지방 감독관이 부당한 지시를 받을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직접 보호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지방 감독관을 ‘전문직위’로 지정해 3~5년 동안 타 부서로 전보하지 못하도록 하고, 위반하는 지자체에 정부 재정 지원 축소 등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서 계속 근무하는 지방 공무원의 업무 특성을 고려할 때 대부분 실효성이 떨어지는 대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베테랑 노동감독관을 각 시·도에 파견하고, 지자체장에게 부당한 수사 개입은 직권남용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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