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 실탄 확보 나선 홈플러스…점포 19곳 매각 돌입

입력 2026-09-07 08:17   수정 2026-09-07 09:18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회생계획 인가 이후 영업과 재무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납품업체 신뢰 회복을 위해 상품 대금 정산주기를 최대 월 3회까지 단축하고 식료품 공급을 늘리는 한편 자가점포를 유동화해 약 1조4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달 13일 영업을 재개하면서 상당수 납품업체에 상품 대금을 최소 10일에서 최대 30일 간격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일부 신선식품 업체의 정산기한도 최대 60일로 설정했다.

과거 신선식품 납품 대금을 3개월 간격으로 정산했던 것과 비교하면 지급 주기가 크게 단축됐다. 영업 재개에 필요한 초도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납품업체에는 1억원씩 선불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산 속도를 높인 것은 붕괴된 공급망을 조기 복원하기 위해서다. 회생절차 기간 납품업체 불안이 커지며 매장 내 상품 공급 차질이 빚어진 만큼, 신규 납품분부터 빠르게 결제해 거래 신뢰를 되살리겠다는 취지다.

실제 영업 재개 이후 매장에는 신선식품과 간편식 등 식료품이 상당 부분 다시 들어왔다. 고가 와인과 위스키를 제외한 소주·맥주·막걸리 등 대중 주류도 매대를 채웠다.

홈플러스는 이를 발판 삼아 기존 대형마트와 차별화한 식료품 전문 매장으로의 체질 개선을 노린다. 복층 구조 점포를 단층화하고 매장당 총면적을 1000평 안팎으로 줄이는 대신 식료품과 회전율이 높은 생필품 중심으로 매대를 압축한다. 자체 브랜드(PB) 비중도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 식료품 체인 '트레이더 조'처럼 압축된 소형 매장에 가성비 높은 상품을 집중 배치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공급망의 완전한 정상화를 위해선 5032억원에 달하는 기존 미지급 대금 문제가 선결 과제로 꼽힌다. 신규 정산 주기를 줄였더라도 과거 묶인 대금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협력업체들이 물량을 적극적으로 늘리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납품업체 관계자는 "상당수 업체가 수십억원대의 대금을 물려 있는 처지"라며 "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적극적인 납품 재개는 현실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품 경쟁력 강화도 시험대다. 트레이더 조의 핵심 무기인 소수 정예 PB 상품과 가격 경쟁력 면에서 홈플러스는 후발주자에 가깝다. 이미 이마트(노브랜드·피코크), 롯데마트(오늘좋은·요리하다) 등 경쟁사들이 치열한 PB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반면, 홈플러스의 '심플러스'는 상품 수가 1000여 개에 불과하다. 회생 국면에서 막대한 투자를 동원해 단기간에 새 PB를 키워내기도 쉽지 않다.

결국 정상화의 열쇠는 1조4000억원 규모의 자가점포 매각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점포 유동화로 총 1조4192억원을 조달할 방침이다. 유성점·동광주점·야탑점·서면점 등 핵심 점포 4곳에서 2792억원, 비핵심 점포에서 1조1401억원을 확보할 계획. 폐점 대상 자가점포 19곳은 2028년 2월까지 매각을 마무리한다.

매각 대금은 메리츠금융그룹의 선순위 신탁담보채권(약 1조3000억원) 변제에 투입된다. 선순위 채권을 상환해야 담보권이 해제되고, 남은 자가 부동산을 담보로 2030년까지 약 5918억원을 추가 차입해 일반 채권을 갚는 연쇄 구조다.

관건은 제값 매각 여부다. 홈플러스는 비핵심 자가점포의 매각가를 감정평가액의 90% 수준으로 책정했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와 입지 조건에 따라 매각가가 이를 밑돌 수 있다. 특히 폐점 대상 19곳 중 12곳이 지방 점포에 집중돼 있어 매수자 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첫 단추인 자산 매각이 지연되거나 매각 대금이 밑돌 경우 채무 상환과 신규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겨 영업 정상화용 실탄 마련에도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 공급망 신뢰 회복과 경쟁력 있는 상품 확보, 신속한 점포 매각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질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