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공부 많이 해서라고?"…저출산 원인 따로 있었다

입력 2026-09-07 12:18   수정 2026-09-07 13:17



저출산을 여성의 고학력화와 일·육아 병행의 어려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 상승이 출생률 하락에 미친 영향은 약 5%에 그쳤으며, 미혼화뿐 아니라 결혼 후에도 자녀를 갖지 않는 여성의 증가가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보육과 육아휴직 지원을 넘어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게 만드는 경제적·사회적 요인까지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교토대 우나야마 다카시 교수와 오사카대, 히토쓰바시대 연구진은 일본 국세조사 데이터를 분석해 1940~1980년생 여성의 학력별 완결출생률을 추정했다. 완결출생률은 같은 세대 여성이 최종적으로 낳은 자녀의 평균 수로, 특정 시점의 출생 동향을 보여주는 합계특수출생률과 달리 세대별 출산 행동을 비교하는 데 적합한 지표다.

분석 결과 여성의 완결출생률은 1955년생부터 1970년생까지 2.0명에서 1.4명으로 크게 낮아졌다. 같은 기간 대졸 여성 비율은 약 12%에서 17%로 상승했고, 1980년생에서는 약 30%에 달했다. 대졸 여성의 평균 자녀 수가 다른 학력층보다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출생률 하락은 모든 학력층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학력 구성의 변화가 완결출생률 하락을 설명하는 비중은 약 5%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출생률 하락의 원인을 세 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자녀가 있는 여성의 평균 자녀 수 감소, 생애 미혼율 상승, 결혼 후에도 자녀를 갖지 않는 여성의 증가다. 세 요인은 각각 완결출생률 하락의 약 3분의 1을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있는 여성이 낳은 평균 자녀 수는 1955년생 약 2.2명에서 1970년생 약 2.0명으로 감소한 뒤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자녀가 없는 여성의 비율은 1950년대 전반까지 태어난 세대의 약 10%에서 1980년생에서는 약 30%로 높아졌다. 자녀를 낳는 여성의 출산 횟수 감소뿐 아니라 아예 자녀를 갖지 않는 여성의 증가가 저출생을 이끌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결혼 후에도 자녀를 갖지 않는 여성의 증가가 미혼화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생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주목된다. 일본에서는 저출생의 주요 원인으로 미혼화가 자주 지목돼 왔으며, 2020년 기준 50세 여성의 미혼율은 약 18%였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결혼 여부만으로 출산 행동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평생 미혼인 여성 중 50세 시점에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직업을 갖고 있어, 간병이나 가사를 위해 일을 그만둔 여성이 늘어난 것만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설명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우나야마 교수는 “저출생을 고학력 여성의 일과 육아 병행 문제로만 파악하면 전체 모습을 잘못 이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육서비스와 육아휴직 확충뿐 아니라 결혼이나 자녀를 갖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경제적·사회적 요인에도 저출생 대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일본 경제산업연구소(RIETI)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여성의 고학력화가 저출생의 주된 원인이라는 기존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저출생 정책 역시 특정 계층의 출산 지원을 넘어 다양한 생활 방식과 출산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제시한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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