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의 심장과 같은 메인 전산망을 ‘안정성’이란 미명 아래 방치하는 것은 곧 추락을 의미합니다. 진정한 안정성은 수많은 시도와 그에 따른 실패를 빠르게 복구할 수 있는 유연성에서 나옵니다.”송주영 LG유플러스 연구위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통신사의 핵심 전산 시스템도 끊임없이 바꿔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송 연구위원은 국내에서 유일한 ‘AWS 컨테이너 히어로’다.
컨테이너는 애플리케이션과 실행 환경을 하나로 묶어 어디서든 동일하게 구동할 수 있도록 하는 클라우드 핵심 기술이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삼성 어카운트와 스마트싱스 등 대규모 글로벌 서비스를 개발·운영했다. 이런 경험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전 세계 약 20명에 불과한 AWS 컨테이너 히어로로 2019년 선정됐다.
그가 2022년 LG유플러스에 합류한 뒤 맡은 과제는 통신사의 심장으로 불리는 핵심 전산 시스템 ‘유큐브’의 클라우드 전환이었다. 유큐브는 LG유플러스 고객의 가입부터 번호 이동, 해지, 이용정지 등을 처리하는 중추 시스템이다.
요금 정산까지 연결돼 있어 장애가 발생하면 고객 서비스에 곧바로 영향을 줄 수 있다. 24시간 365일 중단 없이 가동해야 하는 통신사 핵심 전산망의 클라우드 전환은 고난도 작업이다.
송 연구위원은 “현재 유큐브의 70% 정도를 클라우드로 옮겼다”며 “내년 1분기까지 90%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통신이나 금융은 고객의 이용과 과금이 24시간 이뤄져 IT 업계에서도 난도가 높은 분야”라며 “어려운 시스템을 한번 직접 바꿔보고 싶었던 게 LG유플러스를 선택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핵심은 단순히 물리 서버를 클라우드로 옮기는 게 아니다. 이용량에 따라 컴퓨팅 자원을 실시간으로 늘리고 줄일 수 있다. 가입·번호이동 업무가 적은 새벽에는 서버 사용량을 낮춰 비용을 줄이는 식이다.
그는 “통신사 중에 유플러스만 클라우드 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물리 서버에서는 엔지니어 한 명이 수백대만 관리했다면 클라우드에선 수천개를 프로그램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위원은 안정적인 서비스일수록 변화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통념에도 반대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는 작은 단위의 업데이트를 수시로 진행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원상복구하는 방식으로 안정성을 높인다.
그는 “과거에는 중요한 시스템일수록 건드리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했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오히려 더 많이 시도하고 실패를 빠르게 되돌리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기술만 바꿔서는 안 된다는 게 송 연구위원의 생각이다. LG유플러스에 합류하면서 세운 또 다른 목표는 클라우드 분야 기술 인재 200명 육성이다.
그는 “클라우드 전환은 시스템만 바꾸는 일이 아니라 이를 이해하고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을 함께 키워야 완성된다”고 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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