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일본 인공지능(AI) 캐릭터 채팅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생성형 AI 대중화 여파로 과거 주력 사업인 AI 카메라 필터 성장세가 둔화하자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스노우는 AI 기반 캐릭터 채팅 서비스를 연내 일본 시장에 선제 출시한다. 일본 현지에서 서비스 안정성과 시장성을 철저히 검증한 후, 국내를 거쳐 글로벌 전역으로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이다. AI 캐릭터 채팅은 사용자가 고유의 성격, 말투, 세계관이 부여된 가상 캐릭터와 실시간 교감하는 대화형 서비스다.스노우가 일본을 첫 데뷔 무대로 낙점한 배경에는 현지 시장의 특수한 문화적 토양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은 특정 팬덤의 취향과 세계관을 깊게 파고드는 서브컬처 문화가 발달해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는 대다수의 캐릭터 채팅 애플리케이션 역시 이러한 서브컬처 팬덤을 기반으로 급성장했다.
특히 다수의 경쟁 서비스가 난립한 한국과 달리 일본은 시장이 아직 태동기라는 점도 작용했다. 실제로 한국 스캐터랩의 캐릭터 채팅 앱 ‘제타’가 현지 서브컬처 감성을 정조준해 단숨에 일본 엔터테인먼트 AI 앱 부문 정상을 차지한 전례도 이 같은 판단을 뒷받침한다.
네이버의 또 다른 콘텐츠 계열사인 네이버웹툰 역시 지난 7월 자사 웹툰 지식재산권(IP)을 결합한 캐릭터 채팅 앱 ‘바이어스’를 선보이며 이 시장에 먼저 발을 디뎠다. 이에 대해 스노우 관계자는 “네이버웹툰 서비스가 자사 IP 활용에 초점을 맞췄다면, 스노우는 독자적인 캐릭터에 기반해 결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 지붕 아래 두 계열사가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사업에 뛰어든 것은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 때문이다. 지난달 AI 스타트업 뤼튼이 국내 AI 서비스 기업 중 최초로 유니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도 북미 등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 채팅 앱의 흥행이었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전 세계 AI 컴패니언(동반자) 앱의 올 1분기 인앱 결제 수익은 1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불과 3년 전과 비교해 12배 이상 급증했다.
스노우의 이러한 행보는 본업 성장 정체와 무관하지 않다. 스노우의 핵심 캐시카우는 카메라 필터다. 2023년 선보인 1990년대 미국 하이틴 영화풍의 고교 졸업 사진 필터는 최태원 SK 회장이 직접 언급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생성형 AI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누구나 손쉽게 사진을 편집하고 필터를 자체 생성할 수 있게 되자 한때 130%를 상회하던 스노우의 필터 구독 증가율은 최근 10% 안팎까지 곤두박질쳤다.
수익성 지표 개선 압박도 거세다. 네이버로부터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이래 스노우는 줄곧 연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숨통을 트기 위해 스노우는 2024년 자회사인 네이버제트 지분 20.6%를 라인야후 계열사인 라인플러스와 Z인터미디어트글로벌에 928억원 규모로 매각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노우가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다져온 플랫폼 운영 역량과 카메라 필터 사업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결합한다면, 이번 일본 진출에서도 충분히 유의미한 경영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진 기자 h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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