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날 원산항에서 강건호 취역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우리 국가의 안전은 항시적이고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첫손에 꼽히는 것은 조선 동해와 인근 수역"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해군의 핵 무장화가 실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취역식에는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와 딸 주애도 모습을 드러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상, 현송월 당 부부장 등 주요 인사들도 자리했다.
강건호는 북한의 5000t급 '최현급' 구축함 2번함으로 전략순항미사일 등을 운용할 수 있는 대형 수상전투함이다. 지난해 5월 진수 과정에서 전복 사고를 겪은 뒤 재진수와 시험평가를 거쳐 동해함대에 취역했다.
최현호에 이어 강건호까지 실전 배치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플랫폼은 동·서해 양축을 갖추게 됐다. 강건호는 북한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전략순항미사일 등을 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육상 이동식발사대(TEL)에 더해 동해상을 기동하는 함정에서도 미사일을 쏠 수 있게 되면서 한·미가 탐지·추적해야 할 표적과 공격 방향이 늘어나게 됐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현호와 강건호의 동·서해 배치로 한반도 전 해역에 핵투발 가능 수상플랫폼이 상시 존재하게 됐다"며 "한국 킬체인의 표적 식별·선제무력화 부담과 상시 감시(ISR) 소요가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동해는 미 전략자산 전개와 한·미·일 연합훈련이 이뤄지는 수역이다. 한·미·일은 이날부터 11일까지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정례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를 실시한다. 이번 훈련에는 3국 이지스구축함 등 함정 6척과 해상초계기, 전투기, 공중급유기 등이 참가해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 등을 한다.
김정은은 이날 미군 핵자산의 이동과 배치, 합동훈련을 직접 거론하며 강건호 배치와 동해 해군기지 건설이 "적들에게 명백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한·미·일 해군 전력의 동해 활동에 맞서 수상함을 활용한 해상 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해군력 증강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정은은 이날 "해군무력 강화를 위해 지금 중요한 계획을 실행 중"이라며 "8개월 후에 다시금 세상에 증명해 보이겠다"고 밝혔다. 내년 5월께 새로운 전략자산이나 해군력 강화 성과를 공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이 밝힌 '8개월 후' 계획은 단순한 함정 추가 건조를 넘어 대형 전략자산의 공개를 예고한 것"이라며 "외교·군사적 주도권을 지속 확보하려는 노림수"라고 분석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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