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1조원대 판매대금 미정산으로 공분을 산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의 피해 기업들 70%가 내달까지 원금상환 기간에 접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태 발발 당시 급하게 투입된 정책 대출이 시간을 버는 역할은 했지만 정작 피해 기업들의 근본적 구제 방안은 '골든 타임' 내 마련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정부의 피해기업 채권 매입 등이 검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티메프 사태 피해 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제공된 정책금융 대출인 긴급경영안정자금은 현재까지 1491곳에 1461억원이 지원됐다. 이중 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내는 '거치 기간'이 끝나 이달 원금상환이 도래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업체는 609곳이다. 내달엔 447곳에서 추가로 거치 기간이 종료된다. 전체 기업의 70.8%(1056곳)가 원금을 갚아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특히 소상공인들의 원금상환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사태 발발 당시 이 대출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중소기업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이 소상공인을 담당했다. 이중 소진공이 대출을 내준 소상공인 업체 50곳은 이자도 제때 납부하지 못했다. 이들 연체 기간은 평균 229일, 평균 대출 실행금액은 5254만원으로 집계됐다. 내달까지 소진공이 대출을 내준 1130곳 소상공인 업체 중 774곳(68.5%)이 거치 기간이 끝나는데, 대출금액이 도합 1115억원에 달해 '무더기 연체'가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티메프 사태는 2024년 7월 발발했다. 티몬과 위메프가 입점 업체들에 지급해야 하는 판매 대금을 유용하다가 1조3000억원의 미정산 사태를 일으킨 것이 시작이었다. 피해 업체 4만8000곳은 대부분 정상 영업을 하다가 난데없는 폐업 위기를 맞이했다. 이후 티몬과 위메프의 파산·회생 절차에 접어들며 정산금을 받는 길도 요원해졌다. 2021년 폰지사기 금융 사고 '머지포인트' 사태 이후 다시 터진 사고라 정부의 감독 책임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최근 국회 정무위가 대형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사이 대금 지급 기한을 60일에서 35일로 단축하는 대규모유통업법을 통과시켰지만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 적잖다.
박민규 의원은 "현행 채무조정제도 기준이 까다로운 만큼 피해기업의 원금상환 부담을 어떻게 완화할지 긴급 보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한국자산관리공사의 피해기업 채권 매입 등 근본 대책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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