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기업 현직자에게 직접 질문하면서 막연했던 취업 준비 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우지욱 씨, 정보공학과 4학년)서울 사근동 한양대 서울캠퍼스 올림픽체육관이 대규모 채용 상담장으로 바뀌었다. 한양대 커리어개발팀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개최한 ‘2026년 9월 한양대 잡페어’에 100여 개 기업·기관이 몰려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양대에서 열린 잡페어 가운데 최대 규모다.
한양대 잡페어에서는 연간 1만5000건 이상의 상담이 이뤄지고 5000명 이상의 학생이 참여한다. 올해는 삼성·현대·LG·포스코·GS·신세계·CJ 등 대기업은 물론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권 기업 30여 곳도 전용 부스를 차리고 ‘맞춤형 인재 모시기’에 나섰다. 고학년 취업 준비생뿐 아니라 진로와 직무를 탐색하려는 저학년, 국내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인 유학생까지 행사장을 찾았다.
한양대 관계자는 “사흘간 8828건의 상담이 이뤄졌다”며 “일부 부스에서는 상담을 받기 위해 1시간가량 기다릴 정도로 긴 줄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기업이 잡페어에 참여한 것은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검증된 인재가 대학에 모여 있기 때문이다. 한양대는 ‘2025 INUE·한경 대학평가’ 브랜드 부문에서 기업인이 꼽은 ‘가장 우수한 대학’ 1위에 올랐다. 취업 관련 지표에서도 경쟁력이 확인된다. 2025년 대학정보공시 기준 한양대 취업률은 68.9%로, 재학생 1만 명 이상 주요 대학 가운데 세 번째로 높았다. 대학 캠퍼스 합산 기준(68.3%)으로는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공학계열 취업률은 78.5%로 수도권 주요 대학 중 가장 높았다. 자연계열 유지취업률 역시 86.9%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유지취업률은 취업한 졸업생이 일정 기간 이후에도 직장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인문·사회계열에서도 강세가 이어졌다. 교육공학과(92.3%)와 국어국문학과(71.0%)는 주요 대학과 비교해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경영학부(67.8%)도 주요 대학 가운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예술체육대학 취업률도 74.8%에 달해 특정 계열에 치우치지 않고 전반적으로 고른 취업 성과를 보였다.
매년 1000명 넘는 학생이 현장실습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1130명이 기업·기관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한양대 관계자는 “이공계뿐 아니라 문과생의 실무 진출도 활발하다”며 “특히 상경계열의 현장실습 참여율은 교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장실습 경험은 취업 성과로도 이어졌다. 2024년 8월과 2025년 2월 졸업생 중 현장실습 이수자의 취업률은 84.2%로, 미이수자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현장실습에 참여한 기업의 83.9%가 재참여를 신청할 만큼 기업 만족도도 높다.한양대 관계자는 “기업과의 협력 및 공동연구를 통해 쌓아온 산학협력 네트워크도 학생들의 실무 경험과 경력개발 기회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차원의 취업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한양대는 6000명 이상의 졸업생 데이터를 축적한 ‘HY-CDP(경력개발프로그램)’를 통해 커리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재학생은 선배 밀착 멘토링을 통해 현직 선배로부터 산업·직무 정보와 실제 취업 경험,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
변화하는 채용 환경과 학생들의 관심 분야를 반영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상경계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용보증기금·고용노동부 등과 연계한 특강을 진행했다.
생성형 AI 활용 확대에 맞춰 ‘생성형 AI 실전 취업 활용 전략 특강 및 1대1 심층 컨설팅’ 등 관련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반도체·AI 산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위해 SK하이닉스 전·현직자가 참여하는 ‘반도체 산업의 현재와 미래’ 특강과 그룹 코칭도 진행하고 있다.
대학원에서도 기업 연계형 전문 인력 양성이 이뤄지고 있다. KT와 ‘AI응용학과’, LG디스플레이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 현대자동차와 ‘미래모빌리티학과’, LG전자와 ‘지능융합학과’ 등을 운영하며 AI·디스플레이·미래 모빌리티 등 주요 산업 분야의 석·박사급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한양대는 AI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서울과 ERICA캠퍼스에서 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AI 인재양성사업 24건을 확보해 연간 약 389억원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AI중심대학사업·인공지능대학원·SW중심대학·AI반도체대학원 등을 통해 학부 기초교육부터 석·박사 연구, 산업 실무까지 아우르는 인재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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