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원전 8기가 건설되면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과 시공 능력을 갖춘 한국 원전기업과 건설사의 대규모 수혜가 기대된다. 대형 원전 건설 사업은 1기당 사업비가 15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8기가 모두 지어지면 미국에 관세 인하 대가로 약속한 20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펀드의 절반 이상을 원전 건설이 차지하게 된다. 원전 시공 및 운영 역량에서 한국 업계가 남다른 경쟁력을 축적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건설하는 원전 중 일부에 한국형 노형(爐型)인 APR1400을 채택하기로 하면서 ‘K원전 르네상스’ 기대도 커지고 있다.
미국에 한국은 최고의 ‘원전 파트너’다. 미국은 원전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운영 중인 원전 94기 가운데 절대다수가 설비 연령이 40년을 넘었다. 30년 넘게 미국 내 원전 건설이 없었던 탓에 원전 시공 역량과 부품 제조 공급망도 크게 약해졌다. 반면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확충 등으로 전력 수요는 급증했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이 격화하면서 자국 전력망 구축을 맡길 대상도 많지 않다. 혈맹이자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원전 등 여러 원전을 적기에 시공한 경험이 있는 한국만 한 나라가 없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현지의 까다로운 원전 규제와 치솟는 건설비 때문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작지 않다. 투자금 회수 시점과 기간, 인허가 리스크 등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부담하는 투자금의 상당액이 다시 국내로 유입되는 효과가 큰 만큼 적극적인 자세로 나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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